매일신문

김수한·유성환·故김윤환…巨山이 품은 TK

YS와 깊은 인연 대구·경북 인사는?

23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사)대구민주화기념보존회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과거 대구지역에서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23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사)대구민주화기념보존회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과거 대구지역에서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던 동지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60년 정치 인생이 사실상 전반부는 대구경북의 야당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3당 합당 이후인 후반부는 민주자유당과 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여당의 역사와 인연을 맺고 있어 지역에도 YS와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유성환 전 국회의원이다. 김 전 의장은 6선을 지낸 민주계 원로다. 나이로는 김 전 대통령과 동갑이다. 대구 출신으로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시 대일 굴욕외교 반대 범국민투쟁위의 대변인을 거쳐 이듬해 신한당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전 의장은 민주당 구파인 진산계로 역시 구파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1970년 신민당 대통령 경선 당시 돈독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김 전 의장이 상도동에 합류한 것은 1986년 직선제 개헌운동 때부터다. 특히 1987년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이후 치러진 13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총재가 통일민주당을 깨고 평화민주당을 만들어 분당할 때 민주당에 잔류함으로써 상도동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김영삼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입관식에도 참석하며 빈소를 지켰다.

이른바 '통일 국시파문'의 주인공인 유성환 전 의원도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을 함께했다. 유 전 의원은 성주 출신으로 지난 1986년 10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한민국은 반공이 아닌 통일이 국시가 되어야 한다"고 발언해 곤욕을 치렀다. 유 의원 역시 김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구파인 진산계 출신으로 정치생활 내내 상도동계에 몸담으며 김 전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이와 함께 윤영탁'김현규'권오태 전 의원 등도 김 전 대통령의 민주계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한치만 민주산악회장도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지금도 대구 반월당에는 김 전 대통령의 손때가 묻은 민주화기념보존회 사무실이 운영 중이다.

윤영탁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1980년대 민주화추진협의회부터 김 전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나중에 대구시당위원장도 하고 대선도 도왔다. 가까이서 본 김 전 대통령은 인간적이고 솔직담백한 사람이다. 그리고 담대하기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지도자로서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미루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현역 정치인 가운덴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김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992년 민중당 해체 뒤 노동인권회관이라는 상담소를 운영하던 중 김 전 대통령의 입당제의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같이 해보자고 했고 문민 개혁에 동참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입당했다"고 말했다. 이병석 의원 역시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며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다.

김 전 대통령이 민자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데 일조를 한 고 김윤환 전 의원도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다. 3당 합당 후 민정계와의 불협화음이 일어날 때마다 YS는 김 전 의원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신민주계로 불리기도 했다.

반면 김 전 대통령과 맞섰던 TK도 있었다. 박철언 전 체육부장관은 김 전 대통령과 악연을 맺은 대표적인 인사다. 1992년 YS가 민주자유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것에 반대해 탈당, 통일국민당의 정주영 후보를 도왔던 박 전 장관은 김영삼정부 출범 직후인 1993년 슬롯머신업계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돼 1년 6개월 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민주화와 문민정치 시대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조금의 감정의 앙금도 남김없이 다 흘려보냈다. 편안하게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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