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만리장성 프로젝트'] <20·끝> 전문가 제안 유커 유인 대책

경북도는 만리장성 프로젝트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관련 전문가 86명으로 구성된 경북관광포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열린 경북관광포럼 모습.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만리장성 프로젝트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관련 전문가 86명으로 구성된 경북관광포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열린 경북관광포럼 모습. 경북도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모두 1천420만 명. 이 중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612만 명에 이르렀다. 유커들은 명승지 관광과 한국문화 체험은 물론 싹쓸이 쇼핑과 성형수술까지 즐기며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들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상북도도 지난해부터 '유커 모셔오기'에 나섰으며, 이를 위한 '만리장성 프로젝트' 가동에 들어갔다. 만리장성 프로젝트 가동을 위해 경북도는 경북관광정책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는 경북관광포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포럼에는 산'학'연'관'관광전문가 등 모두 86명의 위원들이 4개 분과위원회로 나뉘어 만리장성 프로젝트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후방 지원하고 있다. 외래 관광객 유치분과, 관광산업 진흥분과, 인문문화 관광분과, 산수문화 관광분과 등 4개 분과에 소속된 위원들에게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북도가 모색해야 할 정책 등에 대해 물어봤다.

◆외래관광객 유치 위해 '여행거리' 발굴이 우선

경북관광포럼 '외래 관광객 유치분과' 위원인 동국대 박종구 교수(호텔관광경영학부)는 방한하는 중화권 관광객 대부분이 수도권과 제주 중심으로 몰리는 현상에 대해 경북의 '여행거리'의 부족을 꼽았다. 최근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행 목적지 선정 기존으로 '가격 및 비용'보다 '여행거리'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박 교수는 "대구공항 경우 국제항공편이 부족하고 야간시간대 항공스케줄 부족으로 관광상품 개발에 한계점이 있다 보니 수도권 집중 현상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또 중국인의 방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쇼핑+자연경관 감상'의 두 가지 여행 수요가 결합된 여행상품이 많이 등장했는데, 서울+제주 등의 여행상품이 대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머물면서 쇼핑, 식도락관광, 미용, 성형 등의 도심형 여행 트렌드를 선호하는데, 경북 지역에는 면세점이나 서비스 시설 등의 편의시설이 부족해 발길을 잡는데 힘든 형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경북형 특화 관광상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경북에 풍부한 역사문화자원과 강·산·해 등 자연자원을 결합한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동해안 해양힐링레저상품, 코레일과 협력한 경북순환테마열차, 웨딩촬영과 공연관광, 고택'한옥체험, 경주의 문화유산을 융복합한 관광상품 개발 등이 있다. 특히 대구경북이 협력해 대구 카지노, 청도 소싸움 등의 광역 연계형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경북의 문화체험이나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경북만의 숨겨진 관광 자원과 볼거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내년은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인 만큼 대구와 경북이 협력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내 집처럼 편안한 지역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중저가 호텔에 대한 온라인 예약'결제시스템 구축, 중문(中文) 관광안내체계 개선, 숙박'음식점'대중교통 등의 대구경북 연계 등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유산 풍부한 경북, 돈 버는 관광으로 연결시켜야

'관광산업 진흥분과' 위원인 대구경북연구원 송재일 박사는 관광산업은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의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숙박업, 여행업, 운수업, 음식점 및 주점업, 예술'여가 서비스업 등과 직간접적인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송 박사는 "실제 관광산업은 10억원당 고용유발 효과가 12.8명으로 전체산업 평균(9.8명)보다 훨씬 크다. 외화가득률 역시 전체산업 평균(73.1%)보다 큰 83.3%"라고 했다.

"경북은 신라'유교'가야 문화권을 중심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자원을 간직한 지역이다. 백두대간과 낙동강, 동해안의 생태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이러한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연관산업을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스쳐가는 관광객은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사회문화적 환경적 측면에서도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송 박사는 "기존 문화유산자원과 생태자원을 소재로 한 전통적인 관광산업과 마이스(MICE), 한방'치유, 레포츠, 공연, 음식, 농산어촌, 축제 등을 연계한 융'복합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경북에 숙박시설과 교통인프라는 개선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수도권 관광객이 강원권'충청권에 머물며 백두대간을 넘어 경북을 찾지 않는다는 것. 그는 "외래 관광객이 서울과 부산, 제주를 중심으로 여행하면서 경북을 스쳐가는 경유지로 인식하는 것은 문제다. 다행히 최근 10여 년간 경북은 3대 문화권, 중부내륙권, 동해안권 관광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KTX 포항선 개통과 더불어 동서4'5축 고속도로 개통을 눈앞에 두는 등 이를 활용해 외래 관광객들을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중국인이 선호할만한 '핵심 콘텐츠'를 발굴해야 합니다.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중국인을 위한 선호프로그램과 안내해설, 체험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습니다."

◆경북의 유불도(儒彿道)로 중국과 정신적 접점 찾아야

경북관광포럼 '인문문화 관광분과' 위원장인 박성진 예문관 대표는 "경북의 대중국 자산 가운데 인문적인 근접성은 유불도(儒彿道)라는 정신문화 동질성이 가장 우선적"이라며 "시진핑 정권 이후 중국의 유학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다. 유학과 성리학적 유사성, 구화산 등 중국 불교와의 연계성, 화랑과 도교적 전통과의 관련성 등을 통해 인문문화가 중심이 된 타깃형 중국 관광객 유치가 효과적이다"고 내다봤다.

"소소하게는 스토리 중심의 최치원, 의상대사, 김교각 스님 등과의 관련 유적이 실질적인 여행스토리로 가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서원(영남권 4개소)과, 사찰(山寺·영남권 2개소)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완료되는 2018년쯤에는 한'중이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교육관광자산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박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김교각 스님 유적지 기행 ▷최치원 유적지 기행 ▷의상대사와 선묘낭자 유적지 기행 ▷현재 중국 전역 공직사회에 불고 있는 삼엄삼실(三嚴三實) ▷한국 새마을정신 순례 등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중국인들이 앞으로 많이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 경주, 안동, 영주 등의 권역에 교육이나 문화, 관광, 산업, 관광 인프라 등이 연계될 수 있도록 특구지정 및 유치를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경북도에 제안했다.

◆산림치유 등 중국과 차별화된 자연자원 활용

'산수문화 관광분과'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는 중국의 거대하고 다양한 자연자원에 맞서 경북의 자연자원을 내세우는 것은 부담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경북의 자연자원 자체를 감상하는 단순 관광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없는 만큼 중국이 갖지 못한 소프트웨어가 가미된 자연자원 관광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산림치유를 하나의 예로 꼽았다. 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풍수, 전설 등을 연결하고 중국과 연계된 스토리를 보태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은 강'산'해(江'山'海)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청정자연은 당연히 동해가 될 것입니다. 중국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동해는 중국 바다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에 의해 만들어진 맑은 공기입니다. 스모그 등 공기 오염으로 지친 중국인 관광객들에겐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의 제안대로 최근 제주와 강원도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폐 세척 관광프로그램'을 기획'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내년도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수용기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할 경우 자연휴양림 등에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두 번째는 중국 내 홍보를 활성화해야 한다. 경북도와 도내 23개 시'군이 교류하고 있는 중국 내 파트너인 성'시'현과의 관계망을 활용하고, 국내에서도 서울, 제주 지역과 연계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마지막으로 중국과 연수상품 등 다양한 합작상품을 기획하는 등 대(對)중국 전략적 대응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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