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의 슈퍼 엘니뇨, 북극 해빙까지 한반도에…다음달부터 눈 폭탄 쏟아질 전망 "두 거인의 싸움"
올겨울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한반도를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극 해빙까지 겹치면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우리나라에 '눈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6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0월 들어 평년보다 2.6도가량 높은 강한 엘니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겨울 엘니뇨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종성 포항공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3도 높은 강한 엘니뇨가 나타났다"며 "일반적으로 엘니뇨 현상이 가장 강력해지는 12월이 되면 1997년 이후 가장 강한 엘니뇨가 한반도에 들이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엘니뇨의 에너지가 누적됐다가 올해 표출되면서 슈퍼 엘니뇨로 커진 것"이라며 "이번 엘니뇨는 내년 봄까지 우리나라 기후에 다양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기상이변도 엘니뇨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종성 교수는 "최근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은 엘니뇨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엘니뇨로 인해 12월 초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하고 비가 자주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보름 동안 전국에 내린 비는 평균 80㎜로 1989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많이 관측됐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던 1997년과 1982년 11월에도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2~3배 많은 양이다.
사라진 '수능 한파' 역시 엘니뇨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수능일이었던 지난 12일은 21도(서울 낮 기온 기준)로 1999년(영하 5.3도)과는 무려 26도나 온도 차이가 났다.
또 올해 12월 하순부터는 폭설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한파가 동아시아까지 내려오면서 슈퍼 엘니뇨와 빈번하게 부딪치며 잦은 폭설을 야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 교수는 "슈퍼 엘니뇨와 북극한파 간 대결은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두 거인의 싸움"이라며 "북극한파의 힘이 더욱 세다면 이르면 12월 하순부터 잦은 폭설이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번 슈퍼 엘니뇨 못지않게 북극 온난화도 약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2월까지는 폭설이 잦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국내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국 교수는 "엘니뇨는 이상기후의 주범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파와 가뭄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가 강해지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일찌감치 폭설에 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3월 15일까지를 '제설 대책 기간'으로 설정해 본격적인 폭설 대책에 나섰다. 서울시도 내년 3월 15일까지 폭설에 대비해 24시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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