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난소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으면서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암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이 여성이 최근 논란이 된 연어 통조림 같은 유전자 변형 식품이 안전한지를 물어 당황한 적이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식물이 아니라 유전자 변형을 이용한 동물성 연어를 식품으로 허가해 논란이 됐다. 유전자 변형 식품이란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기존의 육종 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식품이다. 1995년 미국 몬산토사가 처음으로 콩의 유전자를 조작해 병충해에 대한 면역을 높이고 수확량을 크게 늘려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게 대량 생산의 시작이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유전자 변형 식품은 콩, 옥수수, 감자 등 50여 개에 이른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질병이나 해충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최대 생산국은 미국으로 전 세계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60%를 생산한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제2의 녹색혁명'으로 불리며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한 찬반 논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안전성 문제와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 등이 뒤따른다. 이 때문에 유전자 변형 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세계 각국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찬성 진영은 세계는 아직 식량 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의학적으로 인체에 유용한 식품을 개발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도 만만치 않다. 반대 측은 유전자 조작 기술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며 예측불허의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의 식량 문제는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모순에 의해 발생하므로 식생활 개선과 인구 조절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형 식품의 섭취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에게 특정한 음식을 피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국민암예방수칙'은 암 환자에게 균형 잡힌 다채로운 식단과 제철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으라고 추천한다. 짜게 먹지 않고 탄 음식은 피하며 특정한 음식만 고집하거나 지나친 보약이나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은 피하도록 권유한다. 또 암환자에게 체력이 뒷받침되는 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며 담배는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형 식품에 관한 논쟁은 지나친 공포심보다는 냉철한 과학적 검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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