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섬유산업 융합에서 미래를 찾자] <2>대구 섬유 강소기업-(주)송이실업·(주)해원통

체압 분산력이 뛰어난 욕창 방지용 섬유와 태양전지용 섬유 등을 개발한 (주)송이실업이
체압 분산력이 뛰어난 욕창 방지용 섬유와 태양전지용 섬유 등을 개발한 (주)송이실업이 '2015 프리뷰 인 서울' 섬유박람회에서 바이어들에게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송이실업 제공
빛을 반사하는 아웃도어용 섬유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섬유 등을 개발한 (주)해원통상은 기능성이 부가된 보호복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원통상 관계자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해원통상 제공
빛을 반사하는 아웃도어용 섬유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섬유 등을 개발한 (주)해원통상은 기능성이 부가된 보호복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원통상 관계자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해원통상 제공

"대구 섬유기업 중에는 '숨은 강자'들이 많습니다. 위기를 딛고 살아남은 기업들이죠."

대구 섬유산업은 한국 섬유산업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유산업이 침체했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물량과 기술 면에서 대구는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중심도시다. 중국과 대만에는 가격에서, 선진국에는 기술에서 치이는 이중고 속에서 살아남은 대구 섬유기업 중에는 자연히 숨은 강자가 많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외국의 고가 아웃도어, 명품 가방 소재 원단 상당수는 '메이드 인 대구'다.

◆(주)송이실업, 태양전지 소재까지 개발

"다양한 전문 분야의 기업과 교류하면 아이디어의 폭이 넓어져 좋습니다."

㈜송이실업은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를 혼합한 교직제품 전문 생산업체다. 1997년 설립한 후 초기에는 여성용 의류 제품 개발에 주력했으며, 최근 수년 새 헬스케어'의료용 소재와 웨어러블 태양전지 개발에 나서며 다른 업종과의 융합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함께 슈퍼섬유 소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의류용 소재 경우 중국'대만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일본 등에는 소재기술에서 밀리는 상황이어서 갈수록 우리나라 제품이 설 곳이 적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 업종과 접목해 고부가 틈새시장을 찾는 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의료용 소재는 어떤 제품이 있을까. 송이실업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욕창 방지용 매트리스' 개발에 성공,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매트리스는 통기성이 우수하고, 체압 분산력이 뛰어나 오래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동산의료원과 함께 '욕창 환자용 패드'도 개발했다.

웨어러블용 태양전지 섬유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스틸 소재의 기존 태양전지 제품은 구부리고 접힘이 반복되면 내구성이 약해질 뿐 아니라 내부 전해질이 흘러내릴 우려가 컸다. 하지만 송이실업이 개발한 제품은 철로 된 가는 실을 직물 형태로 짠 것이어서 내구성이 높을 뿐 아니라 전해질이 접합하기 쉬워 웨어러블 소재로 활용성이 뛰어나다.

이 업체가 이처럼 타 업종 융합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덕분이다. 5년 전 기업 부설연구소를 설립한 송이실업은 연 매출액의 16%가량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새 설비도 마련했다. 덕분에 2010년 기술혁신형중소기업(INNO-BIZ) 인증을 받은 이래 2011년 섬유의 날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지난해 FTA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 수상 및 섬유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주)해원통상, 터키에 경찰복 원단 수출

㈜해원통상은 아웃도어용 소재에서 기능성이 부가된 보호복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기업이다. 직원이 스무 명 안팎인 이 업체는 이미 외국의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에 꾸준히 소재를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팀버랜드, 캘빈 클라인, 콜롬비아, 에이글 등 유명 의류 원단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대구에서 생산하는 섬유원단의 소재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여기에 의류 소재 유행을 발 빠르게 읽어 회사에 제시하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외국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원통상은 의류용에 머물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소재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우선 아웃도어용 의류에 신기술을 접목한 소재를 개발했다. 빛을 반사하는 '재귀반사용' 섬유 소재가 대표적 사례다. 기존 재귀반사용 제품은 소방복이나 스포츠복에 은색 띠 형태로 부착돼 사용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정도였다. 해원통상은 한걸음 더 나아가 원사 자체에 재귀반사 처리를 해 주목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이 제품은 내년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소재 섬유는 소방복 등 각종 안전복으로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텐트 원단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바이어와 개발 중인 사무실 의자 시트용 직물 소재는 신축성과 쿠션감이 뛰어나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의 한 신발업체와는 섬유 원단을 기계로 찍어내 신발 모양으로 만드는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베트남항공 승무원 유니폼용으로 개발한 청잣빛 원단은 부드러움과 시원함을 높인 점이 특징이며, 터키에 수출하는 경찰복 원단은 까다로운 국제 규격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이다. 고온의 세탁 과정을 빈번하게 견뎌야 하는 병원 수술복, 의사 가운 등도 유망한 산업용 소재 분야다. 해원통상 관계자는 "산업용 소재에 섬유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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