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오스·탄자니아 연소득 4배↑…모두가 "잘 살아보세"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통합대회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제2회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세계 50개국 새마을 지도자들이 기조강연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제2회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지구촌 새마을운동과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된 '제2회 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의 고위급 라운드테이블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새마을운동 활성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새마을운동은 세계 빈곤 퇴치와 인류 공동 번영을 위해 공유해야 할 소중한 경험입니다."

24일 대구에서 막을 연 지구촌 및 전국 새마을지도자 통합대회에서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성공사례들과 이를 발전시킬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세계적인 석학과 국내외 고위 관계자, 새마을 지도자들은 "오늘날 지구촌이 겪는 빈곤 등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정신이 새마을운동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아프리카로 뻗어간 새마을운동

이날 오후 열린 '사례공유 워크숍'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뿌리내리는 새마을운동의 다양한 성공사례가 소개됐다.

세션 1의 아시아 사례에선 라오스의 성과가 제시됐다. 2009년 2개의 시범마을에서 시작한 라오스의 새마을운동은 현재 5개의 마을로 확대됐다. 특히 7년째를 맞은 '폰헤'와 '학사이' 마을은 2009년 각각 700달러와 400달러였던 소득이 올해 1천850달러와 1천650달러로 2.6배와 4.1배나 상승했다. 폰헤 마을의 케오마하봉 분미 새마을 지도자는 "소득 증가뿐만 아니라 도로가 편리해졌고 덩달아 주민들의 연대감이 강화돼 마을이 평화로워졌다"고 했다.

미얀마의 새마을운동을 통한 마을기금 조성 사례도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새마을운동을 도입한 미얀마는 지하수 펌프 설치, 다리'도로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 개발뿐만 아니라 소액자본대출이라는 형태로 발전했다.

세션 2의 아프리카 사례에선 탄자니아가 2009년 도입한 새마을운동 덕분에 농업 생산과 소득이 늘어나는 성과가 제시됐다. 탄자니아의 은지안네 마을의 연소득은 150달러에서 현재 600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농업 진흥 사업을 통해 가능했다. 이전까지 재배하지 않던 옥수수와 파인애플, 파파야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바나나도 재배면적이 7배나 넓어졌다. 주술사의 저주를 두려워해 기르지 않던 염소를 새마을운동의 도움으로 현재는 100여 마리나 키우고 있다.

◆"현재 세계 문제의 해결 위한 실마리"

UN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대표인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과거 한국이 이룩한 새마을운동의 성공이 현재 세계의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중요한 동력이자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삭스 교수는 ▷기획과 예산분배 ▷지식네트워크 ▷첨단기술의 발전과 활용 ▷시민 참여와 국가'정부차원의 교류협력 등 새마을운동에서 배울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네 가지 구성요소를 제시했다.

삭스 교수는 "한국처럼 50년 만에 정치'경제적으로 성장을 달성한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며 "자조와 공동체 등 새마을정신을 본받고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연대감을 형성한다면 세계 빈곤과 환경보전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UN이 주목하는 새마을운동과 경상북도

새마을운동이 '세계 빈곤퇴치의 모델'로 국제기구인 UN의 공인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유엔의 밀레니엄 빌리지조성사업 비영리기구(MP) 총책임자이기도 한 제프리 삭스 교수가 24일 대회 개막에 앞서 경북도청을 찾았다. 삭스 교수의 방문에 대해 경북도는 김관용 도지사에게 새마을운동이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모델로 UN이 공인한 만큼 앞으로 큰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이날 "MP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UNWTO ST-EP재단과 공동으로 2009~2013년까지 탄자니아'우간다 4개 마을에서 아프리카 빈곤퇴치를 위해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새마을정신과 새마을운동의 농촌개발경험을 반영하는 사업에 경북도가 큰 역할을 해줘 전 세계인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UN은 2030년까지 빈곤 종식을 위한 새로운 'POST-2015 개발어젠다'를 세웠는데, 경북도가 추진 중인 전 세계 새마을리더봉사단 현지 파견사업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김 도지사는 "지구촌 절대 빈곤퇴치를 위해 새마을운동의 종주도로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국제사회 공헌과 리더십 강화방안에 적극 나서겠다"며 "또한 새마을운동을 통한 가난 극복의 소중한 경험을 저개발국가와 공유하는 등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더욱 매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김관용 도지사 새마을운동 전도사

김 도지사는 개막 후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새마을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성공적 정착을 위한 과제 등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새마을운동 성공을 위한 '족집게 과외'였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온두라스, 우간다, 인도, 엘살바도르 등 개발도상국에서 온 장'차관들은 1시간가량 이어진 김 도지사의 새마을운동 성공 요인에 대해 시종 집중했다.

김 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크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밑으로부터의 가난극복 열망이 조직화돼 새마을운동의 성공으로 승화됐다는 것. 그는 "새마을운동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현장과 밑으로부터의 실천운동이다. 따라서 지방정부와 마을공동체의 협력이 중요한데, 현장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부조직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도지사는 "두 번째로 현장에서 생산, 소득, 분배, 평가, 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는 공정한 평가와 인센티브를 통해 협력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을과 지역, 기업, 국가 전체라는 공동체 모델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주제발표 직후 개도국 장'차관들은 김 도지사에게 새마을운동 활성화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도지사는 "내년에는 15개국, 42개 마을로 해외새마을봉사단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새마을운동을 모델로 삼는 대구선언 채택

이번 지구촌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선 새마을운동을 국제개발 표준 협력모델로 삼는 '대구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새마을 지도자들이 논의한 경험과 성과, 제안 등은 물론 UN이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새마을운동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이 선언에 담길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한국은 근면'자조'협동 등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발돋움했다"며 "이제는 나눔'봉사'배려라는 정신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새마을운동이 지구촌의 공동과제를 풀어갈 하나의 해법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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