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드 읽는 특수 안경 쓰고 1억 사기도박

1명 구속·4명 불구속 입건…도박 폭로 협박 금품 요구

목카드는 특수렌즈를 착용하고 뒷면을 보면 어떤 문양의 카드인지 식별이 가능하다. 대구강북경찰서 제공
목카드는 특수렌즈를 착용하고 뒷면을 보면 어떤 문양의 카드인지 식별이 가능하다. 대구강북경찰서 제공

대구 강북경찰서는 25일 특수 제작된 카드와 렌즈를 사용해 사기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A(45) 씨를 구속하고 A씨와 함께 도박단에 가담한 혐의로 B(49)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산시 소재 한 사무실에서 목카드와 특수렌즈를 이용해 4명을 상대로 총 30회에 걸쳐 도박을 해 1억1천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목카드는 카드 뒷면에 특수 문양을 새겨 특수렌즈를 착용하면 카드를 들추지 않고도 뒷면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 카드다.

도박단은 사람을 모은 다음 렌즈를 착용한 기술자 한 명이 도박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자가 돈을 딴 다음 도박이 끝나면 딴 돈을 총책이 30~40%, 기술자가 20~30%, 바람잡이가 10%씩 나눠 갖는 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 한 판당 2천만~2천500만원 상당의 판돈이 걸렸고 특수 렌즈를 착용해 카드를 모두 읽고 있어 피해자들은 돈을 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운데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돈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계좌 추적 결과 수십여 명이 돈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불이익을 우려해 모두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피해자들에게 "도박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1억원 상당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와 기술자와 바람잡이 등을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 감금, 공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A씨는 같은 일당들에게도 돈이나 차를 빼앗고 말을 듣지 않는다며 38차례에 걸쳐 폭행과 감금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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