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살기 좋네요. 나라 구하는 데 힘을 보탰더니 이렇게 보답을 받나 봅니다."
종합 홈인테리어 전문회사 한샘이 25일 대구의 독립유공자 이갑상(92) 애국지사의 아파트 인테리어와 가구를 무상으로 교체하는 '광복 70주년 맞이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마쳤다. 한샘은 독립기념관과 협약을 맺고 올해 열악한 주택에 살고 있는 전국 독립유공자 6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펼쳤다. 지난 8월에는 전국의 생존 독립유공자 68명에게 총 2천만원 상당의 침구세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달 초 한샘은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의 추천을 받아 이 지사의 집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 6일부터 이 지사와 아들 내외, 2명의 대학생 손자들이 사는 30평형대 아파트를 살펴본 뒤 가족들과 상의를 거쳐 개선 영역을 정했다. 다섯 식구가 살기에는 수납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가족 의견에 따라 방과 현관의 수납공간을 붙박이장으로 바꿨다. 손자와 며느리를 위해 책상과 싱크대를 새로 설치했다. 집 전체에는 원목 느낌의 장판을 깔고, 파스텔색조의 깔끔한 벽지도 새로 붙였다.
이날 확 바뀐 집을 본 이 지사와 가족들은 한샘 직원들에게 연신 고맙다며 인사했다. 이 지사의 아들 유진 씨는 "아버지께서 젊어서 고생한 보답을 후하게 받았다며 상당히 기뻐하셨다. 이런 큰 선물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1924년 대구 동구 입석동에서 태어난 이갑상 지사는 대륜중학교에 다니던 1940년 대구 백의민족진흥회에 가입해 반일애국운동을 하다가 1944년 일본군의 한일 학병1기로 징집돼 입대했다. 그는 중국전선에 투입됐다가 이듬해 2월 군에서 탈출, 양쯔강에서 중국군 제17사단과의 합동 항일전에 참전해 무력 독립운동을 펼쳤다. 같은 해 5월 일본군에 붙잡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서울 마포형무소에 수감됐다가 광복을 맞으며 풀려났다.
1975년 이 지사가 이런 내용을 쓴 수기집을 출간하면서 그의 독립 공적이 알려졌다. 그는 1977년 대통령표창을 받아 이듬해 애국지사로 인정받았다. 1983년까지 교직에서 활동한 그는 퇴직 후 아내와 서구 내당동 지금의 아파트에서 28년여를 살아왔다. 최근 아내와 사별한 뒤 아들 식구와 함께 살고 있다.
이날 올해 사업을 마친 한샘은 내년 2월부터 독립유공자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샘 오상우 총무부장은 "독립 유공자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회사도 존재할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에서 최소한의 보답을 하고자 한다. 더 많은 유공자께서 기꺼이 도움을 받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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