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理事) 전문 회계사'
권세호(47) 삼영회계법인 대표의 별칭이다. 그만큼 공인회계사로는 드물게 공공기관 이사나 감사, 평가'조사위원 등을 많이 맡고 있거나 역임했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로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에서 사회 첫발을 디딘 그는 회계감사, 세무자문 등 기본 업무에서 나아가 자신만의 특화된 분야를 개척하며 짧은 기간에 임원까지 올랐다. 미국에서 국제금융을 공부한 것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파견 등을 통해 국제적 경험과 감각을 두루 갖췄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에서 생소했던 기업 인수'합병(M&A), 부실채권(NPL) 매각 자문 등 분야에서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면서 특화된 시장을 개척해냈다. 국내외 풍부한 경험을 발판으로 최근 독립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공공기관이나 협회 등은 그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잇따라 러브콜을 보냈다.
'대형 회계법인 최초 3개국 이사, 최연소 및 최장(最長)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외이사, 부실채권 매각 자문분야 최초 개척 등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다. 공공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해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기업회계, 감사업무, 컨설팅 등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지역 단체나 공공기관, 비영리법인 업무를 지원하는 등 앞으로도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과 사회에 기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앞둔 청년들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문학소년에서 글로벌 회계'세무 전문가로 성장해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권 대표로부터 공인회계사로서의 역할과 앞으로의 바람을 들어봤다.
◆문학소년, 회계 전문가로
권 대표는 어린 시절 감성이 풍부하고 리더십이 강했다. 문경 점촌중앙초등학교 5학년 때는 전교 회장인 6학년 선배와 함께 전교 부회장을 맡았다. 공무원인 아버지 밑에서 생활은 어려웠지만 5남매의 돈독한 우애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큰누나가 취직한 뒤 둘째와 셋째 누나를 도왔고, 이후 그 누나들은 권 대표를 밀어주고, 권 대표는 다시 남동생을 도우며 부모님의 짐을 덜었다. 여기서 따뜻한 정과 감성을 경험한 그는 시를 좋아하는 문학소년으로 컸다. 고교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2학년 때는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대구시 고교 시낭송회에서 자작시로 2등을 할 정도였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의 하나인 삼일회계법인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창의적 금융자문 분야 개척
세계 4대 글로벌 회계법인의 하나인 PwC(PricewaterhouseCoopers). 삼일은 PwC의 한국 멤버회사(네트워크펌)이기도 하다. 권 대표는 공인회계사의 주 업무인 회계감사, 세무자문과 함께 기업 인수'합병(M&A)과 부실채권(NPL) 매각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회계감사를 '논농사', 부실채권 매각업무는 '헌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금융 관련 자문은 어렵고 위험요소가 많은 탓이다.
은행 부실채권은 2000년대 처음 시장으로 나왔다. 이전에는 정부 자산을 관리하던 한국성업공사(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은행 부실채권을 전담했다. 권 대표는 회계법인이 이 분야 업무를 시작했을 때 주변의 만류에도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미국 전문가가 파견됐다. 10년 앞서 부동산 거품을 경험했던 미국 쪽 회계사들은 베테랑이었다. 권 대표는 미국 전문가 옆에서 담당 매니저를 하며 부실채권 매각 노하우를 속속들이 습득했다. 기업 담보여신을 비롯해 개인 대출채권, 카드채권 등 채권 매각에 관한 한 국내 최초이자,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금융자문 분야에서 창의력을 끊임없이 발휘해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진로가 부도가 나 하이트로 넘어가기 전 8개 금융기관이 진로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었는데, 금융기관들을 설득해 채권을 한데 모아 매각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이 같은 독창적 거래를 성공시키며 투자자 및 금융기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외환은행으로부터 재무건전성을 강화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모방한 거래가 유행했다. 새로운 부실채권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또 은행권에서 최초로 시도한 가계상각채권 매각도 성공시키는 등 국내 새로운 채권 매각시장을 잇따라 개척했다. 권 대표는 이후 기업 M&A와 구조조정 업무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했다.
◆글로벌 경험을 통한 국제감각
회계법인에서 최단기간에 임원으로 승진한 그는 선진 금융시스템을 갖춘 국외로 눈을 돌렸다. PwC 싱가포르 파견,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전략 공부, PwC 상하이 이사 등 2003년부터 5년여 동안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등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상하이, 베이징, 홍콩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투자자에게 중국진출 전략, M&A를 비롯한 재무 자문 등 업무를 수행했다.
여기에서 국익을 우선하는 중국 정부의 투자 및 정책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해외투자 장려를 위해 투자국별 산업지도 목록을 공표하고 국가별 장려업종을 관리하는 등 해외 기술 확보를 위한 체계적 지원과 로드맵을 제공했다.
그는 "우리 정부도 외국 선진 기술 확보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과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금 지원과 뒷받침을 통해 해외투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중국 내 한국 정부기관과 경제인들과 밀접한 교류를 하면서 중국 교포사회의 공인회계사 육성에도 씨앗을 뿌렸다.
그는 중국 내 한국상회(KO-CHAM) 임원으로 한국영사관,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중국본부 등과 교류하면서 국내 투자자에 대한 중국 진출 전략 등 자문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당시 중국 교포 가운데 중국 공인회계사가 드문 상황에서 중국 교포의 공인회계사 육성을 위해 힘을 보탰다. 중국은 곧바로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는 게 아니라 회계법인에서 업무경험을 쌓은 뒤 시험을 쳐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 직원으로 한족을 뽑자는 회사의 권유에도 중국 교포를 뽑아 결국 중국 회계사로 만들었다.
국내 복귀 이후에는 국내 기업의 중국진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차이나 IB센터'를 직접 만들어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공공분야 전문 이사(理事)
회계 실무와 국제금융 감각을 익힌 권 대표는 회계법인 임원을 그만두고 독립했다.
그의 다양한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특히 공공부문에서 잇따라 러브콜이 왔다. 기획재정부,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협중앙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등. 권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이사, 감사, 국고사업 평가위원, 연'기금 평가위원, 조사위원 등의 역할을 맡아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최연소'최장수 이사와 감사위원장으로서 인천공항이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0연패를 달성하는 데도 일조했다.
권 대표는 "항상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으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노력해왔고, 국내외 경험을 통해 위기관리 경영능력을 터득했다"며 "앞으로도 특화된 전문성을 활용해 정부나 공공부문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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