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팀 리빌딩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양새다. 통합 5연패 좌절 직후부터 감지된 움직임이지만, 자유계약선수(FA) 협상에서 3루수 박석민을 붙잡지 않으면서 더욱 구체화했다. 한국시리즈를 내준 자리에서 김인 사장이 밝혔던 내년 캐치프레이즈 'Begin again'(새로운 시작)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은 지난 28일 박석민과의 계약이 결렬되자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 자신이 FA 시장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구단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협상 기간에 4차례 면담을 했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박석민이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뜻밖의 소식이었으나 팀 내부 사정을 참작한다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기도 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눈높이 차이였다. 실제로 협상 초기부터 '금액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관측이 새어 나오면서 타 구단의 사전접촉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지나친 몸값 부풀리기에는 휩쓸리지 않겠다는 것이 구단의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1군에서 10시즌 통산 163홈런, 638타점을 기록 중인 박석민이 빠져나간다면 삼성 타순의 무게감은 확실히 떨어진다. 클린업 트리오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유일한 오른손 강타자가 될 나바로의 잔류에 삼성이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올해 '신인왕' 구자욱을 3번타자 3루수로 '육성'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자욱은 박한이'배영섭'박해민과 함께 테이블세터 후보로도 꼽힌다. 다만, 구자욱 스스로 내야수보다 외야수를 희망하고 있어 유동적이다.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2년 총액 36억원(계약금 16억원)에 사인한 '4번 같은 6번타자' 이승엽이 클린업 트리오에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KBO리그 개인 통산 2천 안타에 140개, 한'일 통산 600홈런에 25개만 남겨둔 이승엽은 만 39세인 올해 122경기에서 타율 7위(0.332) 홈런 13위(26개) 타점 17위(90개)에 올랐다.
은퇴 후 팀의 영구 결번이 확실한 이승엽은 두 번째였던 이번 FA 계약금에서 3억원을 출연, 가칭 '이승엽 재단'을 만들기로 해 '국민타자'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승엽은 "선수로서 마지막은 삼성에서 뛰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 기쁘다"며 "앞으로 2년간 온 힘을 발휘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은 마운드 재건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임창용'윤성환'안지만의 공백이 우려되면서다. 새로 뽑을 외국인 투수 2명과 신인급 투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메울 후보들이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지명한 장필준'이케빈'최충연 등을 내년 1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시험무대에 올릴 것"이라며 "내년은 투타 모두 새 판을 짜는 해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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