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비준안 처리 TK 예산 연계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면담 거절
1,000인 지식인 경제 위기 고언 외면
특정 정파적 입장을 떠나서 객관적으로 대한민국의 오늘날 위상을 보면 가히 태평성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격은 유사 이래 최고점을 찍고 있고,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인데다. 지구촌 일곱 번째로 '30-50클럽'(소득 3만달러, 인구 5천만 명)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비록 남북이 대치 상태이고, 이슬람국가(IS)가 대한민국을 60개국 테러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별다른 외침은 없다. 쉽게 당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내부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나라 안팎이 미스 매칭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한국 사람들은 앉은 자리가 꽃자리인 줄 모르고 있다. 새마을운동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개발사'를 배워서 '우리도 잘살아 보겠다'는 제3세계가 줄을 섰음에도, 정작 우리 국민들과 경제주체들은 나라의 앞날을 가리고 있는 각종 어려움을 뚫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정치권이 있다. 오죽하면 지식인들이 들고일어났을까. 지난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미증유의 경제 위기에 적극 대처를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은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FTA 국회비준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1,000인 지식인 선언'에 동참한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국 경제가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가장 큰 원인 제공자로 국회를 지목했다.
정치권이 국가 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면서 정파적 이익의 포로가 되어 위기 대처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여성 대통령이라지만, 벌써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당장 고용 창출이 늘어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등 주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한 지 몇 번이나 되지만 그냥 소귀에 경 읽기다.
청년들은 3포 세대를 넘어 7포(연애·결혼·출산·취업·인간관계·내집마련·희망) 세대, N포 세대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단 한 명의 청년이라도 구제할 수 있다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을 팽개칠 이유가 없다. 어떠한 명분을 내걸어도 100만 청년 실업자들의 고통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정치인의 자격 상실이다.
지난 10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8%나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뒷걸음질쳐서 -2.7%를 기록했다. 매출은 더하다. 지난해 기업 매출은 1.2% 줄어들었다. 통계청 조사 이후 처음이다.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000인 지식인 선언' 대표들의 면담을 다른 일정을 이유로 거절했다.
달갑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야당의 풍토로 봐서는 놀랄 일도 아니다. 얼마나 정체성이 떨어지면 최대의 경제 교역 당사국인 중국과의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면서 세월호 등 수십 가지 연계법안을 같이 처리해주지 않으면 TK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말 같지 않은 위협이나 하겠나.
지난 금요일 특강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잘 대변했다. TK는 나라를 생각하고, 위기에 처한 국가를 살려내는 곳이지 발목을 잡거나 텃세를 부리는 곳이 아니다. 그 대가로 지역발전이나 특별예산을 요구한 적도 없다. 저들이 대구를 알 턱이 없다.
지금도 250만 대구의 예산이 인구가 훨씬 적은 광주, 전북 등지의 예산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역차별받아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라 잘되기만 바라며 만사를 참고 견디는 TK의 자존심을 밟아버리는 가벼운 입놀림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수권 정당을 꿈꾸는 야당이라면 꽉 막힌 정국을 능동적으로 풀어갈 비책을 일부러 자문하러 다녀도 모자랄 텐데 1,000인 지식인의 고언을 외면하는 편협함에서 탈피해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벗어날 초당적 협력에 나서라. 더 이상 국민을 화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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