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국내 K리그 데뷔 13시즌 만의 첫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놓친 데 이어 1부 리그 승격의 마지막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대구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1대2로 분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으나 1대1로 맞선 후반전에 결승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정규리그 대장정을 마무리한 대구는 내년 챌린지에서 3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대구는 아쉽게 시즌 막바지 부진으로 우승과 승격을 이루지 못했지만, 올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미래를 밝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눈앞에서 놓친 대구의 1부 리그 승격 과정과 '새드 엔딩'으로 끝난 브라질 용병 5총사의 활약상, 구단주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조광래 사장의 호흡, 승격과 명문 구단을 향한 과제 등을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28일 대구스타디움. 이날 수원FC에 패하면서 올 시즌을 접은 대구FC 홈 구장 관람석에는 '응답하라 1부 리그', '후천성 승격 결핍증'이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K리그 챌린지 우승과 1부 리그 승격을 노린 올 시즌 대구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대구는 수원과의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핵심인 조나탄(부상)과 에델, 류재문, 이종성(이상 경고 누적) 등이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경기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은 수원의 배신영에게 전반 20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40분 베테랑 노병준의 한방으로 동점을 만들며 유리한 상황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구는 최근의 앞선 4경기(3무 1패)와 마찬가지로 마무리에 실패했다. 경기 종료가 다가온 후반 35분 수원 자파의 오른발 슈팅이 대구 골문을 가르면서 대구는 치명타를 맞고 말았다. 비기기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1부 리그 승격을 노릴 수 있었기에 대구 팬들의 허탈감은 더 심했다.
대구는 공 점유율에서 49대51%로 근소하게 뒤졌으나 슈팅 수에서 5대11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파울 28개(수원 16개)와 경고 6개(수원 2개)를 기록하며 온 힘을 쏟았으나 이날 경기에서의 전력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다.
사실 대구로서는 정규리그에서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 더 아쉽다. 대구는 지난 10월 25일 '난적' 수원과의 4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예상 밖의 2대0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의 7부 능선을 넘어섰다. 결과적으로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추가해도 여유 있게 우승할 수 있었지만 대구는 41~44라운드 경기에서 3무 1패의 믿기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4위 서울 이랜드와의 3대3 무승부를 시작으로 7위 강원에 2대3으로 고배를 마셨고, 꼴찌 충주와 5위 부천전에서 내리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원전 패배와 충주전 무승부가 치명타였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부천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도 팬들에겐 불만스럽다.
하지만 대구는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조광래 대표이사와 이영진 감독이 우승과 승격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시즌 개막 전 축구 전문가들은 대구를 중위권의 전력으로 평가했다. 1라운드를 7위로 시작한 대구는 곧바로 4강권으로 올라선 뒤 상주와 시즌 막판까지 우승 다툼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시즌(2014년 9월 14일~7월 11일)에 걸쳐 K리그 통산 팀 최다 연속 득점 타이기록(31경기)을 수립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2003년 K리그에 뛰어든 대구는 그동안 만년 하위권 팀으로 인식돼왔다. 클래식에서 힘겨운 승부를 거듭하다 2013년 13위에 머무르며 챌린지로 추락했고, 지난해 챌린지에서도 7위의 부진을 보였으나 올해 2위로 뛰어올랐다. 대구시축구협회 최태원 부회장은 "다 잡은 대어를 놓쳐 아쉽지만 고착된 만년 하위권 팀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이제 1부 리그 승격과 명문구단 조성을 향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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