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우승하려면 용병에게 물어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한 상황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지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대구FC도 마찬가지였다. 걸출한 용병이 있었을 때나 용병들이 성실하게 플레이했을 때는 나름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반면 용병들이 태업성 플레이를 했을 때는 성적이 나빴다.
2003년 K리그에 뛰어든 대구FC는 2000년대 중반까지 괜찮은 용병을 여럿 뒀다. 하지만 2009'2010년 2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당할 때부터 대구의 용병 농사는 흉작으로 얼룩졌다. 대다수를 차지한 브라질 출신의 용병들은 다치면 때를 만난 듯이 결장을 반복했다. 멀쩡해 보이면서도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경우도 많았다.
2012년에는 브라질 출신의 모아시르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기고, 브라질 용병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농사는 흉작이었다. 모아시르가 이끈 2012년 대구는 16개 팀 가운데 10위를 차지했고, 그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대구는 그러나 올해 브라질 용병 덕분에 톡톡히 재미를 봤다. 비록 우승과 승격 실패로 빛을 잃었지만 대구의 안드레 코치와 조나탄'에델'레오'세르징요 등은 '판타스틱 5총사' 역할을 했다.
대구 조광래 사장이 안양LG 감독 시절 선수로 데리고 있었던 안드레 코치는 올해 용병 4명의 활약을 보증하는 수표였다. 조나탄 등 용병들은 안드레 코치의 선수 시절만큼이나 성실하게 한 시즌을 소화했다. 개인 성적도 물론 빼어났지만 용병들은 하나같이 많은 경기에 출장하며 각 포지션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조나탄은 단연 돋보였다. 지난해 입단해 14골-2도움을 기록하며 검증받은 조나탄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26골-6도움을 기록했다. 내성적인 그는 입맛조차 까다로워 국내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으나 두 번째 시즌인 올해 2부 리그 최고의 선수로 기량을 꽃피웠다. 조나탄은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몸값을 높였으나 시즌 막판 이적설이 터져 나오면서 대구에 치명상을 안겼다. 이적설이 불거진 후 그는 팀의 운명이 달린 부천과의 최종전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급기야 그는 수원과의 플레이오프에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그는 대구에서 잘 지은 1년 농사를 마지막에 다 까먹는 아쉬움을 팬들에게 남겼다.
에델도 39경기에서 10골-4도움으로 빛나는 활약을 했다. 그는 특히 후반기에 골을 집중하며 K리그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으나 경고 누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 채 팀의 좌절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레오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39경기에서 5골-3도움을, 세르징요는 36경기에서 4골-2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측면 미드필더 겸 수비수로 나선 레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수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세르징요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의 공격을 1차 저지하는 임무를 잘 소화했다.
하지만 대구의 브라질 용병들은 조나탄의 이적이 예상되는 등 내년 시즌 모두 함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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