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이 여자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을 휘둘렀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했다. 여러 누리꾼들의 댓글 속에서 '참 좋은 의사 되겠네'라는 비아냥 섞인 댓글에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인 동시에, 의학전문대학원(의과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이라 더했다. '나 자신이 환자들에게 과연 좋은 의사인가?', '우리 학교는 좋은 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다하고 있는가?' 여러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다니다가 아주 원칙적인 질문으로 귀결됐다. '과연 좋은 의사는 어떠한 의사인가?'
의사에 대한 우스갯소리가 있다. 친절하진 않지만 실력이 뛰어난 의사가 나을까? 실력은 보통이지만 아주 친절한 의사가 나을까? 정답은 '실력이 뛰어나면서 친절한 의사'다. 의사의 본분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기에 뛰어난 실력을 갖춰야 하고,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
환자 또는 환자 가족의 입장에서 의사가 마음에 안 드는 건 대부분 의사의 말이나 행동, 태도, 표정 등에 따른 주관적인 판단이 바탕이 된다. 의학적인 지식이나 기술의 정도보다는 '사람'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환자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도 의사가 볼 때는 '나쁜 의사'이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좋은 의사'는 다음과 같다.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 ▷자신보다는 환자에게 이롭게 하는 의사 ▷환자를 측은하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의 의사 ▷환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의사 ▷정직, 겸양으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 ▷환자를 공평하게 대하는 의사 ▷환자의 비밀 보장을 잘해 주는 의사 ▷실수를 환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의사 ▷알기 쉽게 설명하고 풀이를 잘 해주는 의사 등이다.
이러한 좋은 의사들을 길러내기 위해 의학교육기관에서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좋은 의사가 될 재목을 잘 선발하는 게 필요하다. 타고난 성품과 성장 환경에서 형성된 인간성을 대학 입학 후에 교육을 통하여 변화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성적이 좋은 학생보다는 인품이 좋은 학생들을 가려 뽑는 게 중요하다.
학교에 들어와서는 의학지식의 습득 못지않게 환자를 위하는 태도와 환자와 원활한 의사소통 기술 등을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롤모델이다. 즉 의과대학의 교수들과 병원과 학교의 선배들이다.
의과대학 면접에서 가장 흔히 던지는 질문이 "왜 의과대학에 지원하게 되었나?"일 것이다. 남을 도우며 봉사하는 자세로 살고 싶다거나 자신이 경험했거나 책에서 읽은 훌륭한 의사에 감동해서 지원했다는 답변이 많다. 이렇게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받아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좋은 의사를 길러내었는가 반성이 앞선다. 나부터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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