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될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대구에도 일제의 잔혹성과 인권유린을 증언하는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5일 중구 서문로에 문을 연다. 이미 개관한 경기도 광주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과 부산의 '민족과 여성 인권 박물관', 서울의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다. 건립 추진 6년 만이다.

이번 대구 역사관 개관은 숱한 난관을 뚫고 이뤄졌다. 특히 이번 역사관 건립에는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고귀한 정신이 더해져 의미를 더한다. 할머니는 2010년 1월 숨을 거두기 전 역사관 건립에 써 달라며 5천만원을 '사단법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내놓았다. 할머니는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역사관 건립은 그러나 더뎠다.

대구 중구 종로초등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1920년대 건물 입주 예산 확보가 쉽잖아서다. 다른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기부와 성금, 정부와 대구시의 재정지원으로 총 12억5천만원의 건립기금 마련까지 10년 넘는 세월이 걸린 셈이다. 따라서 전시기획과 건물 리모델링 완료 등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했다. 2014년 말 개관이 올 광복절에서 다시 이달 5일로 연기, 확정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대구 4명과 경북 1명 등 전국에는 47명의 피해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 정부 등록 피해 할머니 238명 대부분 고인이 됐다. 대구 역사관에 생존 또는 고인이 된 대구경북 거주 피해 할머니 26명의 삶을 되돌아보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 땅의 모든 피해 할머니의 삶도 살피도록 한 이유다. 아픈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생생한 체험장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산 교육현장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역사관은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와 영상 등 다양한 관련 기록물을 갖춰 '역사적 사실'임을 분명하게 증거한다. 이들 자료는 일본의 위안부 부정이 역사 왜곡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선 시민운동 자료도 있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 자료의 준비는 식민지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부도덕성과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이는 고 김순악 할머니의 값진 기부와 마지막 당부가 헛되지 않게 해야 하는 우리의 도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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