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천리 매립장 폐기물 불법매립…대구시 하루 5천만원 '헛돈'

정부합동감사팀 적발…소각 1t당 15만원, 매립 2만3천원

대구 달성군 방천리 생활쓰레기 매립장에 사업장 쓰레기가 20년 넘게 불법 매립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방천리 매립장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달성군 방천리 생활쓰레기 매립장에 사업장 쓰레기가 20년 넘게 불법 매립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방천리 매립장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대구 달성군 방천리 생활쓰레기 매립장에 사업장 쓰레기가 20년 넘게 불법적으로 매립돼온 사실이 정부합동감사에서 드러났다. 정부합동감사팀은 지난 9월 방천리 매립장에 대한 실사를 통해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매립장에 사업장 폐기물 중 소각이 가능한 폐목재류나 폐섬유류 등이 대량으로 불법 매립된 것을 적발했다.

사업장 폐기물의 불법 매립은 환경 문제뿐 아니라 소각보다 비용이 저렴해 폐기물 발생 업체들이 연간 180억원에 이르는 비용 절감 특혜를 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관리법상 생활폐기물은 재활용되는 것과 소각 가능한 것 등을 선별한 뒤 나머지 쓰레기를 매립하도록 정해져 있다. 쓰레기를 매립할 경우 오염 물질로 인해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는 등 환경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장이 하루 300㎏이 넘는 생활계 폐기물을 배출할 때는 구'군청이 아닌 자체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대구 폐기물 처리업계에 따르면 이런 사업체가 대구에만 900여 곳이며 이들이 내놓는 생활계 폐기물이 하루 400t에 달한다.

하지만 대구에는 사업체가 배출하는 쓰레기(사업장 생활계 폐기물)가 별다른 분류 과정 없이 일괄 매립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폐기물 운반업체들은 생활계 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체 대부분이 쓰레기를 재활용이나 가연성 구분 없이 모조리 방천리 매립장으로 보내 매립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 운반업체 관계자는 "사업체가 생활계 폐기물을 모아두면 운반업체는 한꺼번에 매립장으로 옮긴다. 이런 관행은 1990년 방천리 매립장이 생겨난 이후 꾸준히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무분별한 매립이 시민 세금까지 낭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면 t당 약 15만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매립장에 매립할 경우 t당 2만3천100원이면 처리할 수 있다. 소각 가능한 폐기물을 매립하면 6분의 1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생활폐기물 대부분이 소각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소각비용과 매립비용의 차액인 하루 5천만원을 대구시가 사업체들을 대신해 내고 있는 셈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182억원에 이른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금 당장 매립되고 있는 사업장 생활계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려고 해도 소각장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을 토대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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