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극적인 하룻밤/하트 오브 더 씨

미국 텍사스-멕시코 국경지역 '마약과의 전쟁'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던 수작이다. 중동을 배경으로 민족 갈등과 종교 분쟁을 비극적인 가족사에 담은 '그을린 사랑'(2011)으로 호평을 받은 캐나다 출신의 감독 드니 빌뇌브가 이번에는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 지역을 배경으로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다룬다. 정의가 무너진 멕시코 후아레즈. 미국과 멕시코의 이 국경지역은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의 본거지이자 마약, 살인, 매춘, 도박 등 온갖 범죄의 온상지다.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는 어린이 납치사건을 수사하다가 멕시코 마약조직의 정체를 알게 되고 중앙정보국(CIA)이 계획하는 마약조직 소탕작전에 자원해 후아레즈로 향한다. 그곳에서 소탕작전을 이끄는 책임자 맷(조시 브롤린)과 멕시코 검사 출신인 의문의 사나이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를 만난다. 작전이 전개되면서 "수사는 법의 테두리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케이트의 정의와 원칙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려는 맷과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작전에 개입한 알레한드로 때문에 흔들린다.

술 마시고 잠들었는데…이 여자가 내 옆에 왜?

◆극적인 하룻밤=초연 이후 총관객 10만 명을 돌파한 동명 연극이 원작이다. 성에 대한 대담하고 솔직한 대사, 현실적인 상황에서 펼쳐지는 유쾌한 정서가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각자의 전 애인 결혼식장에서 만난 정훈(윤계상)과 시후(한예리)는 함께 술을 마시며 실연의 아픔을 달랜다. 만취한 정훈과 시후는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생각보다 큰 즐거움을 느낀 두 사람은 커피 쿠폰 10개를 다 찍을 때까지만 섹스 파트너로 지내기로 합의한다. 실연의 고통을 잊고 섹스의 즐거움도 찾기 위해 시작한 가벼운 관계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 대한 생각이 몸에서 마음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깨달은 정훈과 시후는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 몰라서 고민한다. 쿠폰 도장이 늘어갈수록 두 사람의 마음은 미묘해진다. '몸이 먼저인지, 마음이 먼저인지' 되풀이되는 질문 속에서 진실한 감정을 찾아내려는 주인공들의 애타는 몸짓과 함께 연애도 결혼도 쉽지 않은 팍팍한 청년세대의 세태가 잘 드러난다.

남태평양서 침몰한 포경선 선원들의 94일간 표류기

◆하트 오브 더 씨=100년간 베스트셀러인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의 모티브가 된 실화인 비극적인 포경선 침몰사건을 다룬다. 거대한 흰 고래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구현하여 자연의 장엄함을 시청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액션 어드벤처 대작이다. 94일간, 7천200㎞ 망망대해에서 표류했던 21명의 조난대원 중 살아남은 이는 8명, 포경선 에식스호의 처절한 이야기가 담긴다. 1850년 어두운 밤, 멜빌(벤 위쇼)은 30여 년 표류하다 살아 돌아온 톰(브렌단 글리슨)을 찾아와 숨겨진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싶다고 설득한다. 1819년 여름, 포경선 에식스호가 항해에 올랐다. 선장 조지(벤자민 워커)의 지휘 아래 많은 선원이 고래 기름을 가득 채우는 꿈을 그리며 먼바다로 떠난다. 15개월 뒤, 남태평양의 한가운데서 길이 30m, 무게 80t의 성난 향유고래의 공격을 당하면서 238t의 배는 단 10분 만에 침몰한다. 가족보다 끈끈했던 그들은 거친 폭풍우와 절망, 고독, 양심과 싸우면서 먹을 것도, 희망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으로서 가장 비극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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