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광대고속도로' 이름 재고해야

'88올림픽고속도로'가 왕복 4차로 확장 공사를 마치고 오는 22일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30여 년 전 왕복 2차로로 개통한 이후 교통사고가 잦아 '죽음의 도로'로 불렸던 88올림픽고속도로에 확장 공사를 시작한 지 7년 1개월 만이다. 이제 경북 고령과 전남 담양 사이 142.8㎞ 구간 확장에 따라 광주~대구 간 운행시간이 1시간 40분으로 줄었다.

경남 합천 해인사IC 부근과 전북 남원과 장수 사이의 지리산 사치재 구간 등 3곳을 직선화했으며, 해인사IC 부근에 설치한 '야로대교'는 교각 높이가 110m로 현존하는 고속도로 교각 중 가장 높다. 또한 전 구간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가드레일도 보강하는 등 평균적인 안전 설비를 갖추면서 '무늬만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고속도로의 새 이름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고속도로의 이름을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로 변경'확정했다. 광주와 대구 간 즉 영호남을 더 새롭고 넓게 잇는 고속도로의 이름이 약칭으로 '광대고속도로'가 된다는 것이다. 어감이 좋지 않은데다 불안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고속도로의 이름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많다. 차라리 88고속도로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와 광주에서는 동서 화합과 영호남 교류의 의미를 담은 '달빛고속도로'란 새 이름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 간 의견 차이와 출발지와 도착지 지자체 명을 넣는 도로명 규정을 앞세우며 이를 묵살했다. 경남도가 기존 도로명을 원하고 '달빛'이란 명칭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광대고속도로'를 고집한 것이다.

'달빛고속도로'라는 명칭은 우선 정감 있고 친근한 한글 이미지에다 영호남이 오랜 세월 다방면에서 기울여온 화합의 염원과 교류의 정신이 스며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가 '광대'를 고집하는 것은 지방분권과 지역 화합을 무시하는 중앙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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