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저성장 극복, 중소기업 혁신이 해법

우리 경제가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달 들어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올해 2.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3.0%)에서 0.3%p 하향조정한 것이다. 문제는 내년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외 대다수 경제기관들은 우리나라의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춰 예상하고 있다. 우선 OECD는 이달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1%로 0.5%p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2015~2017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부터 3년 동안 연평균 2.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상품 수출 60%가 신흥시장에 집중된 구조로, GDP 50%가 신흥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중국 등 신흥시장 경제 성장 둔화에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하락 등 경기 순환적 요인과 함께 10대 주력업종의 경쟁력 악화 등 구조적 문제가 우리나라 불경기를 예상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 가운데도 저성장의 핵심 요인은 국제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다. 국제경쟁력 약화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인력이나 원자재 등 생산요소 가격이 하방경직적(임금'원가'카르텔 등의 한계로 인해 가격 하락이 제한됨)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 경제의 수출 경쟁력은 기술 능력 향상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기술 능력이란 새로운 기술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을 소화'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며, 지속적인 기술혁신 활동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다. 제조공정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신제품 개발을 통한 신규시장의 지속적인 개척, 기존제품의 품질 향상을 통한 고객만족 등이 그 예다.

중소기업청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매년 1조원이 넘는 R&D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융'복합기술개발 ▷상용화기술개발 ▷시장창출형 창조기술개발 ▷창업성장기술개발 ▷제품'공정개선기술개발 ▷산학연협력기술개발 등 기술개발 지원에 9천576억원을 지원했다. 또 기업'공공연구기관에 대해 기술 상용화를 지원하고자 개발기술사업화자금 3천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예산을 편성하여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혁신역량별 수준에 맞춘 다양한 기술개발 지원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R&D지원 시스템 전반을 획기적으로 혁신하여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동안 양적 성장과 모방'추격형 R&D 전략을 구사하던 데서 질적 성장, 창조'주도형 R&D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함이다.

이제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활동도 창조형 기술혁신 활동으로 바꾸어야 한다.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의 융'복합화 패러다임에 발맞춰야 한다. 기업 내'외부가 소통하는 '열린 혁신'의 R&D를 추진해야 한다. 지속적인 R&D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 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수출 성장판'을 확보해야 할 때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660개의 세계 일류상품 중 시장점유율 세계 5위 이내 제품에서 중소기업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51%에 달할 만큼 중소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각종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기술개발지원 자금을 마중물 삼아 산업 간 지식을 연계'융합하고, 이를 통해 기술혁신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성장의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창조경제시대의 주역이 돼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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