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우(牛)시장'이 '스토리텔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한때 전국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했던 대구의 '우시장' 이미지를 되살려 도심재생과 상권 활성화에 접목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대구 우시장은 1900년대 초반 도시철도 2호선 내당역(두류동) 일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시장은 '소전' '소시장' '쇠전' 등으로 불렸으며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한 해 소 거래량이 수만 두에 이르는 등 사람만큼이나 많은 소가 장터에 북적였다.
1950년대 후반에는 현재 내당동 반고개 무침회골목과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문헌 등에 따르면 우시장이 열리는 날에는 소뿐만 아니라 닭, 돼지 등 다른 가축 거래가 함께 이루어지고 주막도 서는 등 규모가 굉장했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심에서 가축을 사고파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졌다. 197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우시장은 현재 전통시장으로 변모했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
그러다 최근 들어 '우시장'의 역사를 도심 관광자원화하고, 전통시장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서구청은 지난 2012년부터 내당 2'3동 도심재생사업인 '더 좋은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면서 우시장 스토리텔링에 나섰다. 노후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동네 벽화 곳곳에 과거 번성했던 우시장의 모습을 그려 넣을 계획이다. 또 우시장의 정확한 위치와 이전 시기 등을 고증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는 관광자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내당동 인근에 우시장이 있었던 만큼 서구청과 각 동주민센터에는 오래전부터 우시장의 위치를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도심에 수많은 소를 사고파는 장소가 있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 많은 시민이 큰 관심을 가질 것이다"고 했다.
앞서 달서구청은 지난 2011년 우시장이 처음 형성됐던 장소인 달서구 두류동 일대의 70여 개 상가를 전통시장으로 지정하면서 '대구예전우시장'이란 이름을 지었다. 우시장이 내당동 쪽으로 옮긴 뒤에도 지금까지 삶은 고기, 생고기 음식점, 식육점이 이곳에서 영업하며 명맥을 이어온 점을 고려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이제 실제로 소를 사고파는 광경은 볼 수 없지만 예전 우시장처럼 번성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우시장: 소를 사고파는 시장. 소전'소시장'쇠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소뿐만 아니라 양, 염소 등의 가축도 함께 거래가 이루어졌다. 우시장이 열리는 장날에는 돼지전, 닭전, 곡물전, 포목전. 유기전, 철물전 등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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