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

왜 분노해야 하는가/ 장하성 지음/ 헤이북스 펴냄

장하성 교수는 이 책에서 "눈부신 경제성장 이면에 '원천적 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해진 나라가 된 한국"이라고 꼬집는다. 저자가 제시한 통계 자료에서도 한국 불평등의 주원인은 '재산'이 아닌 '소득'이라는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대부분의 가계소득은 노동소득, 즉 임금이다. 중소기업의 평균 연봉은 3천만원이 안 된다. 그러나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2배, 초대기업은 3배가 넘는다. 1980년대 중반까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10% 미만이었고, 외환위기 이전까지 1990년대에도 20% 내외였다.

이러한 임금 격차는 고용 격차 때문에 더욱 악화되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까지는 노동자 10명 중에서 4명이 대기업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8명이 대기업 절반의 임금을 받고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또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을 받고 있고, 비정규직에서는 다수의 기간제가 시간제로 대체되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정부의 사회복지 지출, 즉 '재분배 정책'으로는 불평등이 해결되지 못하므로 '원척적 분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답을 구하고자 하는 마지막 질문이 '왜 분노해야 하는가'이다. 일자리의 4%밖에 만들지 않는 재벌 100대 기업이 이익은 60%를 차지하는 극심하게 기울어진 기업 생태계는 시장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이 만든 것이다. 그들은 청년 세대를 위해서 세상을 바꿀 생각이 없다. 저자는 "세상은 저절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인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함께 분노해야 한다. 청년 세대만이 의로운 사회라는 또 한 번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497쪽, 2만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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