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 재래된장 장인에게 배우는 장 담그는 법

"전통 방식 메주라야 좋은 장 나오죠"

김미경
김미경 '김미경전통재래된장' 대표
짚으로 메주를 매달면 좋은 미생물이 번식한다.
짚으로 메주를 매달면 좋은 미생물이 번식한다.
된장은 뜬 후 6개월 이상 지나야 맛이 난다.
된장은 뜬 후 6개월 이상 지나야 맛이 난다.
간장은 색깔이 검은 것이 효소가 많은 것이다.
간장은 색깔이 검은 것이 효소가 많은 것이다.

대구경북에 전통 재래된장의 대가(大家) 중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미경 김미경전통재래된장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재래된장 연구에 매진 중이다. 또한 재래된장 전파를 위해 곳곳을 누비며 주부들을 상대로 장 담그기에 대한 강의도 나서고 있다. 이렇게 바쁜 그를 김천시 구성면 흥평리에 있는 '김미경전통재래된장연구소'에서 만나 그의 강의를 듣지 못한 매일신문 독자를 위해 '맛 좋은 장 담그는 법'을 들어봤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장을 담글 때 알맞은 시기와 물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간지에 따른 길일을 지키며 장을 담그곤 했다. 이처럼 전통 방식으로 손 없는 날에 담글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 대표는 "차라리 날씨가 쾌청하고 공기가 깨끗한 날을 택하고, 미세먼지나 황사가 많이 날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피해서 장을 담그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맛있는 장의 기본을 메주라고 말한다. 메주에 들어간 균에 따라 장의 맛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메주는 우리 몸에 유익한 균종이 들어 있어 전통적인 구수한 맛을 낼 수 있다. 요즘은 전통방식이 아니라 황국균이라는 균을 주입해 메주를 만드는 곳이 많다. 황국균으로 만든 메주는 전통재래메주라 할 수 없다. 이런 메주로 만든 된장을 개량된장이라 부른다. 이 된장은 전통방식으로 만든 메주로 담근 것과 비교했을 때 단맛이 좀 더 강하게 나지만 그 대신 구수한 맛은 별로 없다.

그럼 좋은 메주로 맛 좋은 장을 담그는 그만의 비법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된장을 담글 때 메주를 으깬 후 장 1말에 묵은 간장 1바가지 정도를 부어 치댄 다음 독에 눌러 넣고 그 위에 자연산 다시마를 올려두면 된장 맛이 훨씬 깊어진다"고 귀띔했다.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Tip. 좋은 메주 고르는 법

메주는 겉이 깨끗하게 마르고 잘라보았을 때 중간 부분이 잘 뜬 것이 좋다. 메주에는 곰팡이가 있는 게 정상이다. 곰팡이가 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 검은 곰팡이가 많이 생긴 것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톡 쏘는 냄새나 역한 냄새가 나는 것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너무 깨끗해 보이는 메주나 콩알이 보이지 않은 채 모두 갈아서 만들어진 메주, 끈적이는 실이 나오는 메주도 장 담글 때 피해야 할 메주다.

※Tip. 간장 뜨기

간장은 된장을 건져낸 후 남은 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된 것이다. 검은 것이 효소가 많은 것이며, 간장을 뜨고 맨 밑바닥에 응고된 것은 장독에 보관한다. 지난해에 남은 간장을 보관해뒀다가 간장을 담을 때 넣으면 더 좋은 간장이 된다.

1. 콩을 삶는다. 콩이 끓기 시작하면 붉은색이 날 때까지 삶고 뜸을 들인다.

2. 메주를 만들 때 너무 단단하면 발효가 되지 않으므로 적당히 단단하게 다져 짚으로 매단다.

3. 햇빛이 잘 들어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20일 정도 달아둬 자연건조한다. 겉은 말리고 안은 1/3 정도 마르는 것이 적당하다.

4. 메주를 띄울 때는 45℃ 이상에서 띄운다.

5. 메주를 깨끗이 씻는다. 수돗물로 씻으면 하루를 말리는 것이 좋다. 화학물질이 묻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생수로 씻으면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1. 소금은 간수를 2년 이상 뺀 천일염으로 준비한다. 손으로 만져 달라붙지 않는 것으로 골라 메주 6장(마른 콩 1말)에 소금 6㎏, 물 1.8ℓ 20병을 혼합한다.(수돗물을 사용하면 하루 정도 가라앉힌 윗물을 쓰는 게 좋다)

2. 장독은 장 담그기 하루나 이틀 전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짝 말린다. 급하게 소독해야 할 때는 신문지에 불을 붙여 장독 안을 소독한다.

3. 장독을 준비하고 메주를 넣는다. 여기에 소금물을 붓고 자연산 다시마를 넣은 후 돌로 누른다. 마른고추와 숯을 넣으면 된다.

4. 장을 담근 후 50~60일 지나면 간장과 된장을 분리한다. 준비된 독에 된장을 건져 주물러 으깬 후 다시마를 건져 된장 위에 덮는다.

5. 된장을 뜬 후 6개월 이상 지나야 맛이 난다. 3년 묵은 장이 가장 맛있는데 발효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단, 썩어서 검은 된장과 떠낸 후 검어진 된장은 다르다.

6. 뜬 된장은 관리가 중요하다. 물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하고 자주 뚜껑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장독 위에 빨래를 널지 말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좋다. 시멘트보다는 흙 위에 장독을 놓는 것이 온도'습도 유지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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