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활황으로 쏟아진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공급 과잉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27만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고, 2017년 한 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2006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인 32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 입주 물량은 올해 1만4천76가구에서 내년에는 2만7천298가구로 예정돼 있다. 그다음 해인 2017년에도 1만8천622가구가 대기 중이다. 대구의 연간 적정 소화 물량이 1만3천여 가구인 것을 감안할 때 3년 연속 초과 물량이 발생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과 공급으로 인해 미(未)분양이 늘고 기존 계약자들의 입주 거부 사태와 집값 폭락도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대구 아파트 공급 과잉에 입주 불안
과거 대구 주택시장은 2000년대 초 공급 물량이 쏟아지자 2005년부터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며 집값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미분양 물량이 2005년에는 3천 가구 수준이었으나 2006년 8천700가구로 늘었고, 2008년에는 2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후 2006년 5월부터 대구 아파트 값은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2009년까지 내리 3년간 하락세가 지속됐다.
네이버 아파트 매물을 분석한 결과 대구지역 분양권 매물은 82개 단지에서 5천398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2년 대구 전체 입주 물량(4천529가구)을 넘어서는 수치다.
분양권 매물이 많다는 것은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매물 공급 과다는 해당 아파트의 가격 하락을 부르고 입주율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하는 게 보통이다.
분양광고 전문회사 ㈜솔트컴 최종태 대표는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지역 부동산의 무거운 짐이었던 미분양 사태가 최근 수년간 호황에 따라 해소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단기 공급 과중과 급상승한 가격 피로도가 겹치면서 미입주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전문 입주대행사까지 등장
미입주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역에서 '입주마케팅 업무대행'을 내세우는 전문회사가 생겨나고 건설사마다 입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율 저하는 곧 회사의 존폐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입주마케팅 업무대행사는 입주율을 최대한 높여 건설사의 금융비용과 위험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역할을 한다.
입주마케팅 전문회사 ㈜리노 임지택 대표는 "입주율 하락이 예상되는 내년과 후년을 대비해 입주마케팅 관련 분야별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파트별 입주 현황에 맞춰 입주 마케팅 업무를 다양한 형태로 전략 시뮬레이션화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톡톡 튀는 입주 마케팅도 등장했다. 지난달부터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입주를 시작한 한 아파트단지는 층층의 가구에다 카드섹션처럼 불을 밝혀 대형 하트를 만들었다.
포항 북구 양덕동 한 입주 아파트는 불 켜진 가구와 꺼진 가구의 조화로 'I ♡ U'(당신을 사랑합니다)를 만들기도 했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일시적인 아파트 과잉 공급으로 저조한 입주율이 우려되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 차별화한 입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건설사들이 입주전문회사와의 연계를 통해 입주율을 높이려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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