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축과 관련된 관심 있는 행사들을 접했는데 '바르셀로나를 꿈꾸다. 안토니 가우디전'과 '새로운 대구를 만들기 위한 주민참여 도시학교 결과발표회'가 그것이다. 두 행사를 통해 느낀 점은 자신이 살아가는 집과 소속된 공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에는 가장 아름다운 마을과 공간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우디전은 자연을 모티브로 인간을 위한 창의적인 공간을 구현한 위대한 천재 건축가의 발자취를 둘러본 자리였다. 한편, 도시재생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충분히 현실감이 있었다. 철도로 인해 상실된 삶의 공간을 철로 주변의 자투리땅에 광장과 무대를 설치함으로써 거리 공간의 활성화를 꾀한 원대동의 '원하는 대로 프로젝트', 그리고 6'25전쟁 이후 형성된 개보수가 불가한 100% 무허가 건축지역인 복현동 일대의 우토로 마을을 보존과 개발이 가능하도록 제시한 프로젝트는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과거와 주변에 대한 관심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그 밖에도 대구교도소 배후지로 그간 소외되어 왔던 마을을 청동기 시대 문화재와 전통시장 등의 역사를 담은 마을로 재탄생시킨 '오늘도 흐르는 행복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돋보이는 관심사였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공직자의 의식 전환과 결부되고 행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우리 대구 또한 후손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인간의 사고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상상력에서 벗어나라고 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된 상상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저마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상력의 환경을 바꾸어야 하는 바, 그 상상력의 환경은 시대를 포용하는 조화와 균형에서 출발하여 제각각의 기능과 유기적으로 결부될 때 새로운 도시, 새로운 명품 대구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도시 계획은 우리의 기억과 흔적을 되살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대구의 이야기들, 상화와 목월이 거쳐가고 동리와 빙허의 발걸음이 지나갔던 학교와 골목길에서부터 약전골목 향촌동 진골목에 이르기까지 대구라는 공간에서 살아 숨 쉬었던 지나간 발걸음에 사통팔달 도로망과 연계되어 우리의 발걸음이 이어질 때 더 큰 생명력이 불어넣어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 대구의 정신적 대칭점으로서의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물질과 정신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는 가치이다. 도시의 정신적인 공간이 시대를 아우르며 조화롭게 가꾸어진다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 개발되는 현대의 건축물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도시인의 생활에 충분한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신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획기적인 건축물들이 대구의 적재적소에 조화롭게 자리할 때 우리 대구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는 개방적이고 포용력 넘치는 자부심으로 교체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정책은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러한 명품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구를 사랑하는 공무원들의 노고와 건축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열정이 우선되어야만 가능하다. 즉, 건축 전문가로부터 평범한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쏟아내는 의견들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채택된 의견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대구 건축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축사들 또한 명품 대구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계인을 불러들일 수 있는 건축물을 대구에 실현할 때 진정한 명품 대구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