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우리 국민으로서 자랑이 될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 능력

경북도와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경북도청 대강당에서 전국 다문화가정 자녀 이중언어대회를 열었다. 전국 12개 시'도에서 모두 87개 팀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대회에서 사용된 언어는 중국'베트남어를 비롯해 일본'몽골'태국'필리핀'러시아어 등 모두 10개국어다. 지난해 전국대회 첫 개최 이후 2년 만에 참가팀이 56개에서 31개나 더 늘어날 만큼 큰 관심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이중언어대회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된 국제결혼에 따른 다문화가정 증가의 결과물이다. 이는 경북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가정의 외국인 어머니나 아버지는 한국어가 비록 서투르지만 처음에는 자녀의 한국어 습득에 더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의 언어 습득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한국어만 고집하기보다는 어머니나 아버지의 모국어도 제대로 구사하도록 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다문화가정 자녀가 부모의 모국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배우면 개인적으로는 외국어 구사 능력이 향상한다. 게다가 가족 구성원 간의 원만한 소통에도 기여한다. 아울러 이는 사회 국가적으로도 미래의 훌륭한 자산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같은 이중언어 습득의 장점으로 지난 2009년부터 대회를 연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열기가 더해지자 경북도는 지난해 전국대회로 넓혔다.

따라서 이중언어 습득을 통한 개인 능력 개발을 위한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체계적인 이중언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전국의 다문화가정 자녀는 경북도의 1만2천여 명을 포함해 모두 20만7천여 명에 이른다. 특히 이들 자녀 가운데 83.8%인 17만3천여 명이 만 12세 이하다. 경북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대부분 자녀가 체계적인 이중언어 교육이 큰 효과를 보일 나이인 셈이다.

경북도와 각 지자체가 이 같은 이중언어에 대한 높은 열기에 맞게 결실을 거두기 위한 교재나 프로그램 개발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제 당당한 우리 국민인 이들 다문화가정 자녀의 이중언어 구사 능력은 바로 개인과 가정, 사회, 나라 모두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