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 650명 버스 통학 1시간, 안동 강남동에 중학교 신설을"

인구 1만 명에 중학교 없어 매일 3-7km 거리 등·하교

4일
4일 '강남중학교 추진위원회'가 다음 주 안동시장실 방문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모임은 중학교 없는 안동 강남동에 중학교를 만들자는 단체다. 현재 강남동에 사는 650명의 중학생이 매일 멀리 떨어진 중학교로 통학 중이다. 전종훈 기자

"하루 650명의 학생이 다른 동네로 통학해야 해 1시간 넘게 버스를 탑니다."

안동 강남동(정상'정하동) 학부모들은 물론, 자녀를 다 키운 노인들도 요즘 통학하는 학생들을 보며 한숨을 쉰다. 중학교가 없는 강남동 학생들이 새벽바람을 맞으며 다른 동네까지 통학하는 탓이다. 강남동은 시내버스 배차시간이 길고 거쳐 가는 곳이 많아 3~7㎞ 정도 떨어진 중학교까지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또 다리를 건너야만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어서 출근시간 교통체증도 심하다.

이 때문에 강남동 직장인 부부는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 자녀를 학교까지 태워주고 바삐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동은 안동에서도 규모가 큰 동네로 인구 1만 명이 넘는다. 이 동네에는 초등학교 1곳(40학급'1천100여 명)이 있지만 이 학생들이 졸업한 뒤 갈 수 있는 중학교는 없다. 매년 200명 넘는 학생이 졸업하지만 중학교가 없어 다른 곳으로 통학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해에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 한 주부가 자신의 아이를 승용차에 태워 중학교에 태워주고 돌아오는 길에 등교하던 다른 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것.

주민들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이 사건 이후 주민들 스스로 중학교를 짓자는 여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강남중학교 추진위원회'(이하 강추위) 발족으로 이어진 것.

강추위는 학부모와 부녀회장, 주민자치위원장, 태권도장 관장,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강남동에 중학교를 만들자는 의지 하나로 뭉친 모임이다. 강남동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강추위는 현재 안동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중학교가 없는 강남동의 현실을 알리고 개선 방안 마련에 함께해 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8천 명이 넘는 안동시민이 서명에 참여했다. 강추위 사람들은 자비를 털어 홍보 인쇄물까지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주영 강추위 사무국장은 "안동시내 중학교는 수십 년 전에 위치한 그대로여서 현재의 주거환경 변화나 인구 변화에 맞지 않다"며 "지금은 옥동 신도심과 강남동 등에 인구가 밀집돼 있고 학생 수가 많지만 정작 그곳에는 중학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수백 명이 매일 고통을 겪는데 교육청과 안동시 등 관계 기관은 왜 대책을 세워주지 않느냐"며 "신문 지면을 통해 우리 이야기를 읽는다면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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