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정지 69세 노인 살려 낸 자동제세동기

칠곡 문화회관서 댄스 배우다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 응급처치 15분 만에 의식 회복

7일 칠곡군교육문화회관에서 사용된 자동제세동기. 칠곡군 제공
7일 칠곡군교육문화회관에서 사용된 자동제세동기. 칠곡군 제공

7일 낮 12시 10분쯤 칠곡군교육문화회관. 댄스스포츠를 배우던 권모(69) 씨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칠곡군보건소 공중보건의 윤준식(32) 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권 씨는 이미 의식'맥박'호흡이 없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윤 씨와 마침 옆에 있던 구미소방서 안성철(36) 소방관은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작동을 했다. 권 씨는 의식과 호흡, 맥박을 잃은 지 15분 만에 가까스로 깨어났다.

자동제세동기와 심폐소생술이 소중한 한 생명을 구했다. 자동제세동기는 멈춘 심장이 스스로 다시 뛰게 강한 전기자극을 주는 기계이고, 심폐소생술은 양손을 겹쳐 누르며 심장을 강하게 압박해 인위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의료 행위.

칠곡군교육문화회관이 자동제세동기를 마련한 것은 지난 5월이다. 교육문화회관 측은 인근 보건소에 자동제세동기가 있지만, 노인과 교육생들이 교육문화회관을 많이 찾고, 만일의 사태 발생 우려가 높다고 판단, 별도로 마련했던 것. 결국 이번에 톡톡히 제 역할을 했다.

이날 권 씨가 쓰러지자 교육생들은 곧바로 119와 보건소에 연락했고, 윤 씨 등은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 바로 응급 처치에 들어갔다. 윤 씨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뒤 뒤이어 안 소방관이 심폐소생술을 이어받았다. 윤 씨는 교육문화회관에 비치돼 있던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와 작동을 진행했다.

현장에 있던 많은 군민이 생과 사를 가르는 15분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이윽고 세 번째 전기충격에 권 씨가 맥박과 함께 의식을 찾자 주변에 있던 군민들은 하나같이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내과를 전공한 윤 씨는 "심폐소생술도 중요했지만 만약 자동제세동기가 없었다면 사실상 사망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씨가 제2의 생명을 얻는 데 자동제세동기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칠곡군에는 현재 공공기관 등에 모두 42대의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돼 있고, 보건소 홈페이지와 현장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을 알리고 있다.

이병진 칠곡군보건소장은 "권 씨는 현재 순천향 구미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자동제세동기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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