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나가서는 안 돼" 文의 절절한 호소

"나갈 테면 나가라는 뜻 아니다" 기존 '문안박' 연대 방식 고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 당 혁신안과 관련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당 지도체제와 혁신을 둘러싼 갈등이 8일 정면충돌을 넘어 파국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문 대표는 8일 안철수 전 대표가 거듭 요구한 혁신전당대회 수용을 거부했고 "대표 권한으로 어떤 상처를 받더라도 끝까지 뚝심 있게 걸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호남 유일의 최고위원이자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사퇴하는 등 계파 갈등이 증폭되면서 지도부가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전당대회 절대 못 받는다"

문 대표의 입장은 완강했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최후통첩에 대해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표는 "저와 안 전 대표 간 승패를 가리는 것이 단합의 방법이겠느냐, 총선을 앞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는 분열과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한데 그러면 언제 총선을 준비하고 혁신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자신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와 통합을 통해 야당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기존 방식을 고수한 것이다.

그는 안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탈당과 분당 목소리는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배수진을 치는 것이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고 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을 만든 '공동창업주'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나갈 테면 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는 안 된다'고 호소드리는 것"이라며 "함께 손을 잡을 방안을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연대를 제안했다.

◆비주류 당직자 사퇴, 지도부 와해 위기

새정치연합 비주류 당직자들의 사퇴가 시작됐다. 8일 사퇴한 주 최고위원은 전날 문재인 대표를 만나 임시전당대회 개최 등을 제안했으나 문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사퇴를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표는 패권정치를 강화하고 있을 뿐이다.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분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혁신과 통합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도부는 두 차례 재보선에서 전패하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 공석은 현재 2명. 지난달 오영식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오 전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일방적 '문안박' 연대에 반발했고 "정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사퇴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당무 보이콧'에 들어갔고,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 최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주류 전체 차원에서 논의 중인 것은 맞는데 제가 오늘(8일) 사퇴하는 것은 아니다. (사퇴를)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조만간 사퇴를 예고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와 비주류 사이에도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에 방점을 찍고, 비주류는 문 대표 끌어내기가 주 목표이기 때문이다. 비주류 내에서 안 전 대표가 발표한 10대 혁신 과제에 공개 지지를 표명한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계파별로 따로 놀고 있는 야당의 갈등은 앞으로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