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한 책, '미움받을 용기'가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책은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의학자로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 사고를 강조한 알프레드 아들러의 사상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아들러는 우리 인간관계가 수직적이고 위계적으로 형성돼 있다며, 인간관계는 반드시 수평적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부모와 자녀, 상사와 직원과의 관계도 수직이 아니라 수평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는 '칭찬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잘했어'라는 칭찬에는 능력 있는 이가 떨어지는 이에게 내리는 수직적 평가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잘했어' 대신 '고마워'가 바람직한 수평적 언어라고 말한다. 아들러의 주장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인 상식이나 관점을 뒤집고, 해방의 통쾌함까지 안겨준다. 그는 공동체를 위해 헌신, 희생한다는 통념 대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을 가질 수 있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실감하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필자가 자주 가는 커피숍이 있다. 집에서 가깝거나 맛이 월등하거나, 인테리어가 멋져서가 아니다. 젊은 직원들의 한결같은 친절함과 진지함, 그리고 웃음 덕분이다. 그곳에서는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 이유를 들어보니, 사장이 모든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한다고 했다. 덕분에 직원들은 마치 주인처럼 일한다. 그들이 바로 아들러가 주장하는 인간관계의 성공 사례가 아닐까? 사장과 직원 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공동체 의식이 손님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던 것 같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도 아들러의 주장을 접목시킬 수 있다.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아들러가 인간의 고민은 죄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한 것처럼, 이들과의 좋은 관계는 행복하게 일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수련의들은 종종 실수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위축돼 또 다른 어려움 앞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지시나 개입이 아니라 과제를 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는 것이다. 그들 또한 수직 관계에서 벗어나 대등하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아들러의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베스트셀러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아들러의 말처럼 이 시대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개인의 소신을 지키면서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과도한 인정 욕구 때문에 열등감과 박탈감, 나아가 타인에 의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100년 전의 아들러 심리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다.
이상곤 대구파티마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통증클리닉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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