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자두연합회 소속 80여 농가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소득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특별히 농사가 잘된 것도 아닌데 농가 소득은 약 50% 증가했다. 이처럼 소득이 많이 늘어난 것은 유통방법을 바꾼 점이 주효했다.
◆KTX역사에 만든 홍보부스
지난해만 해도 대부분 자두 농가는 산지 수집상이나 공판장을 통해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청과시장 등 대도시 청과시장을 통해 김천에서 생산한 자두를 출하했다.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비싼 자두값에도 농민들이 손에 쥐는 금액은 얼마 되지 않았다.
문상재(47) 김천자두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런 고질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할 방안으로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임직원을 주목했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주말이면 KTX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움직인다는 점에 착안해 직거래 장터를 만들자고 김천시에 제안한 것.
김천시는 문 사무국장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시는 자두가 본격 출하하는 6월부터 9월까지 KTX 김천(구미)역에 자두'포도'농특산물 홍보부스를 만들었다. 운영은 김천시자두연합회가 맡았다.
김천시와 김천시자두연합회가 힘을 합쳐 만든 홍보부스는 김천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의 호응 속에 9월까지 현장에서 판매한 금액만 2억원에 달하는 속칭 '대박'을 냈다.
정확하게 추산하긴 어렵지만 한 번 구매한 고객들이 '싸고 맛있다'며 택배로 추가 주문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아 약 3억원에 달할 정도다. 물량으로는 3㎏들이 1만 박스, 약 30t 규모다. 홍보부스에 함께 전시한 김천 포도도 2㎏들이 2만 박스 약 40t을 판매했다.
◆한국도로공사 금요장터를 노리다
김천시자두연합회 농가들은 KTX역사 홍보부스를 통한 자두 판매가 예상외로 호조를 보이자 한국도로공사에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금요장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금요장터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점심시간에 맞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금요장터 매출은 만만치 않았다. 한 번에 1천500만원 정도의 자두를 판매한 것.
6월부터 9월까지는 금요장터 횟수를 늘려 월 2회 진행했다. 금요장터를 통해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판매한 자두가 약 2억원에 달한다.
자두 직거래는 택배요청으로 이어졌다. 값싸고 맛있는 김천자두를 맞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수도권 지인들에게 소개했고 이는 택배 요청으로 돌아왔다.
유통단계를 줄였기에 품질 좋은 자두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직거래, 소비자 생산자 모두 만족
직거래가 농가소득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파악한 자두연합회 농가들은 지난 8월 말 김천시민운동장 주차장 일원에서 열린 김천 자두·포도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도시 소비자들과의 직거래를 시도한 것이다. 이 역시 농가소득에 큰 도움이 됐다.
소비자와 직거래 과정에서 농민들은 대도시 소비자들이 농'특산물 체험을 선호한다는 점을 눈치 챘다, 시기적으로 여유가 없었지만, 자두 수확체험을 진행하기로 하고 소비자들에게 홍보한 결과, 1천800여 명이 몰렸다. 단 한 번의 체험으로 3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두연합회 농민들은 2016년에는 자두 수확체험을 더 늘릴 계획이다.
문 사무국장은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빨리 접근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분석했다. 농가소득에 직결되는 새로운 시장을 파악하고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올해 홍보부스와 금요장터에 참여한 80여 농가가 일군 매출액은 10억원이 넘는다. 직거래 장터를 통해 성공의 키워드를 발견한 자두 농가들은 내년에는 김천 혁신도시 내에 상설할인매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문 사무국장은 "직거래는 유통과정을 없애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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