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요즘 청와대에서 내려보낸(?) 총선 후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겨냥해 올해 사표를 낸 장·차관이나 청와대 참모들이 상당수다. 그 면면을 보면 장·차관부터 수석비서관, 비서관급(대변인, 춘추관장 포함), 행정관까지 직급이 천차만별이다. 출마 지역은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하는 대구경북에 집중돼 있다.
이들 대다수는 '내가 진박(진짜 친박근혜)이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몸 바치겠다'며 앞다퉈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부르짖고 있다.
청와대의 고민은 두 가지. 하나는 출마를 표명한 인물 중 '누가 진짜 청와대가 지원하는 인물'인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알릴 것이냐다. 왜냐하면 청와대의 의중과 상관없이 스스로 출마를 자청한 인물이 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정부의 내각이나 청와대 참모 출신 등이 2명 이상 나선 지역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 몸담았던 인물이 2명 이상 나선 지역구 주민 상당수는 '모두 청와대의 의중과 상관없는 인물 아니냐'고 여기기도 한다.
청와대의 또 다른 고민은 설사 유권자들이 청와대가 지원하는 후보를 알아보더라도 공천이나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느냐다. 정치적 능력이나 지역민과의 스킨십 없이 단지 청와대 근무 경력만 내세워 갑자기 '낙하산 타고 내려온 인물'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비판하는 분위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회의원이 맞붙는 대구 수성갑지역과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대결하는 대구 동을 지역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곳'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곧 대구 12개 지역구 가운데 이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는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내려간 사람들 중 혹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이 있더라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차출한 인물의 당선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미치거나 역할을 할 모양새다. 하지만, 그것이 공천이 됐든 본선이 됐든 공정한 경선이나 합리적 룰을 따르지 않을 경우 박풍(朴風)이 아니라 역풍(逆風)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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