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포스코 투자사업, 포항 경제 회복의 관건

겨울이 너무 따뜻하다며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겨울 채비를 하지 못한 이웃들의 안부가 먼저 걱정이 된다. 어려운 경제에 매서운 추위까지 더하면 얼마나 시리고 아플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올겨울은 아직 추위다운 추위가 오지 않았지만, 체감온도는 유난히 더 낮다. 세계 경제가 불황을 거듭하고 있고, 이 여파로 지역 경기는 따뜻한 온기를 찾을 데 없으며 회복의 기한 또한 약속받을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더욱이 포항은 철강 단일산업을 기반으로 지역 경제의 활로를 모색해야 하나, 중국의 공급과잉에다 글로벌 철강산업의 침체와 맞물려 가혹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흔들리는 배, 철, 수, 앞날이 더 걱정'이라고까지 한다. 조선, 철강, 해운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 들어 3대 업종의 시가총액이 20% 넘게 떨어졌다고 하며, 내년도는 더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포스코가 포함된 'KRX 철강업 지수'는 올 들어 15.85% 하락했다고 하며, 의미 있는 정책 없이는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혹독한 시기를 맞이하여 포항을 위협하는 우울한 전망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의 모두가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포항상공회의소와 철강관리공단, 그리고 지역발전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포항의 경제·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투자촉진추진위원회를 지난 8월 발족했다. 마침 포항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포스코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절감'을 넘어 극한의 '원가혁신'을 추진하며, 수익성 압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설비 교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투자촉진추진위원회는 청정연료 사용지역에서 예외기준 적용과 규제완화를 청원하기로 하고 시민 청원운동에 돌입했으며, 경기회복을 갈망하는 33만 시민들이 참여하여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정부도 때마침 국민이 체감할 때까지 강도 높은 규제개혁 추진을 표명하여, 지난 11월 27일 환경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에 경제활성화를 갈망하는 포항 시민들의 절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왔다.

발걸음을 돌리면서, 지난 반세기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기초 소재인 철강을 공급하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포항이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한편, 해결책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에 우리는 너무 쉽게 탈(脫)철강화와 POST 철강시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기에 앞서 포항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회복을 갈망하며 포항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야 할 과제를 고민하다 보면 자명해진다. 우리가 지난 반세기 키워온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이와 동시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그다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공들여 철강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반세기가 걸렸다. 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도시이며, 포항 경제의 새로운 기회는 포스코 투자사업의 진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가 계획하고 있는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를 비롯한 투자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일자리 창출과 자금 유통 등 지역이 활기를 되찾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것이 경기회복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민들의 민의이며, 투자촉진추진위원회가 포항지역 투자에 대해 규제완화에 앞장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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