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문화제 공부법

저자는 7년 6개월간 이 책 집필에 몰두했다. 7년 6개월 전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됐다. 서울 숭례문이 방화로 잿더미가 된 것이다. 다들 시민의식과 화재예방시스템에 대해 떠들 때,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문화재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저 아름답다고 추상적으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문화재를 보는 방법을 알려야 한다. 알아야 소중함을 안다."

물론 서점과 도서관에는 문화재 관련 책이 참 많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 책들과 다른 이 책의 3가지 측면을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 문화재는 남의 시각이 아닌 우리 선조들의 눈높이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특히 우리 선조들의 공간 인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면 '좌'와 '우'라는 수식을 붙일 때 우리 선조들은 '좌향시각'(앉은 사람의 관점으로 보는 주인시각)을 바탕에 깔았다. 가령 조선 때 전라좌수영은 요즘 아래가 남쪽이고 위가 북쪽인 지도상 전라도 내 왼쪽인 서쪽 지역이 아닌, 임금이 있는 궁궐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인 전라도 내 동쪽 지역, 지금의 전남 여수에 있었다. 서양적 시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저자는 풍수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애정을 갖고 바라보자고 주장한다. 풍수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문화재에 대해 자칫 잘못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축문화재는 과학 기술보다는 우리 선조들이 자연에 투영했던 생각, 즉 풍수를 이해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현장답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화재를 잘 볼 줄 알고 그래서 잘 알게 되고 결국 애정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현장에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동국대 박물관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243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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