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테니스의 세부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회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제15대 수장으로 선임된 국제정구연맹 박상하 회장이 자신의 운명을 걸고 정구의 올림픽 종목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1994년 국제정구연맹 회장을 맡은 그는 이번에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총회에서 6회 연속으로 2016~2019년 임기의 회장에 뽑혔다.
그런 그가 13일 매일신문사를 찾아 "내년에 회장 자리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프트(Soft) 테니스로 불리는 정구가 테니스의 세부 종목으로 도쿄 올림픽의 정식 종목이 된다면 국제정구연맹을 국제테니스연맹의 일부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운동선수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봅니다. 세계의 정구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올림픽 종목만 된다면 저의 회장 자리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위의 만류가 있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지만 국제테니스연맹에 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박 회장은 정구의 세계화가 어느 정도 추진됐다고 보고 있다. 인도 총회에 전 세계에서 81개 회원국이 참가하고, 아시아는 물론 헝가리, 독일, 미국, 인도, 아르헨티나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정구 대회가 열릴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1994~2013년 대한정구연맹 회장을 맡아 국내 정구 발전을 이끌었고, 북한의 정구 보급에도 큰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의 노력으로 정구는 현재 아시안게임의 효자 종목으로 톡톡히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두 차례(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대회)나 금메달 7개를 싹쓸이하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4년 주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선수들이 맹활약하면서 정구는 우리나라 종목별 포상금'연금 순위에서 당당히 4위에 올라 있다. 박 회장은 정구 선수들이 빙상, 양궁, 태권도 선수 다음으로 포상금'연금을 많이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과의 교류에서도 정구는 빛을 내고 있다. 그동안 국제 대회 때마다 북한의 참가를 이끌어내면서 물품과 경비를 지원해 북한 체육계는 정구를 5대 중점 육성 종목에 포함했다. 북한은 지난달 16~22일 인도에서 열린 세계정구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다.
박 회장은 "도쿄 올림픽을 여는 일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정구를 테니스의 세부종목으로 추천하기로 했다"며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정구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다.
2010년 대장암 수술 후 건강을 되찾은 박 회장은 "자리를 다 내놓으면 아쉽지 않겠느냐"고 묻자 "자리에 연연할 때는 지났다. 뭔가 또 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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