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김모(26) 씨는 한 타로집 점술가를 '스승'이라 부른다. 김 씨는 한 취업스터디 회원인데 올해 초부터 이 점술가가 같은 스터디에서 공부한 몇몇 회원의 취업을 잇달아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자신을 비롯해 스터디 내 회원들은 이 점술가를 찾아가 고민 상담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연말이 되면서 내년에도 이 공부를 계속할지, 다른 쪽을 준비할지 고민이라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이 점술가를 찾아갔는데 내년에는 꼭 합격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공부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취업난에 따른 불안감으로 점집을 찾는 청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최근 취업준비생 3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생 55%가 취업과 관련해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점집을 찾았다고 응답한 취업준비생들은 '어느 회사나 어느 직무 쪽으로 취업이 되는지'(32%)와 '언제 최종합격이 되는지'(19%) 등을 가장 많이 물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온라인 점집이 인기다. 보통 10~20분에 걸쳐 상담하고 적게는 5천원, 많게는 2만원을 받는 오프라인 점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1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양모(26) 씨는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위로받으려고 점집을 찾는데 그럴 때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온라인 타로 사이트가 많이 생기고 친구 사이에서는 정확하기로 유명한 몇몇 사이트도 있어 온라인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확도가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오프라인 유명 점집에도 젊은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0년째 중구 동성로에서 점을 본다는 한 역술인은 "아무래도 취업과 관련해 찾는 손님이 가장 많다. 당사자가 직접 오기도 하지만 자식 취업 걱정에 부모가 방문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점집은 불황 여파를 피하지 못한다. 온라인 점집이 인기몰이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많다. 특히 정년퇴직자들이 사주와 타로점 가게를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아 이내 문을 닫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13년째 중구 동성로에서 사주풀이를 한다는 김모(50'여) 씨는 "과거에 동성로에는 사주나 타로 집이 밀집된 구역이 2군데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며 "온라인이나 몇몇 유명한 곳을 제외하면 장사가 안 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