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가 이달 말 인상(본지 11일 자 1면)되면 칠곡물류센터에서 수도권 간 화물물류비가 차량 대당 월 4만원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기업들은 매출 감소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운송비용까지 늘 것이라며 물가 연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칠곡물류센터에서 화물을 실은 뒤 북대구나들목을 출발해 경기도 용인나들목까지 편도 약 240㎞를 이동하는 컨테이너 트레일러(5종 화물차, 4축 이상)는 편도 통행료가 기존 1만8천500원에서 1만9천700원으로 1천200원 오른다. 트레일러 운전기사들이 한 달 동안 20일을 왕복 운행한다고 하면 월 4만8천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같은 구간 4종 화물차(3축 차량)의 편도 요금은 현행 1만5천800원에서 1만6천800원으로 1천원 인상된다. 이 역시 한 달 20일 왕복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4만원의 통행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수입 감소를 우려하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는 물류를 나르며 받는 운송비가 곧 임금인데,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운송업체에 지불하는 지입비용(업무용 차량 등록'사용에 따른 권리금), 통행료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순이익이 좌우된다.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화물연대본부와 교섭했을 때도 통행료 인상을 언급하지 않았다가 갑작스럽게 올렸다"며 "통행료 인상을 핑계로 운송비를 당장 올리기에도 고객들 반발이 우려돼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 기업들도 물류비 인상에 따른 연쇄적 물가 상승을 내다보며 근심이 깊다. 운송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요인이 발생한 만큼 물류비가 오르면 자연히 원자재 판매 단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한 금속부품기업 관계자는 "그렇지않아도 고객사가 우리 회사에 비용 절감을 요구하며 더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상황에, 앞으로 화물기사에게 물류비를 더 줘야 할테니 고민이 크다. 불경기로 매출은 자꾸 줄어드는데 고정 지출은 꾸준히 늘고만 있어 중소기업은 다 말라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고속도로 통행료 조정안'을 발표하고 이달 29일 0시부터 고속도로 통행료를 평균 4.7%,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평균 3.4%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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