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낭만 짜장면 먹고 갈래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라면 먹고 갈래요?'

이 한마디가 영화에서 남심을 녹이는 필살의 한마디가 됐다면, 제천에선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낭만) 짜장면 먹고 갈래요?"

만약, 이 한마디에 남자가 "기껏 나트륨 덩어리 먹자는 거야"라고 타박을 한다면, 썸타는 관계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매너는 고사하고, 맛집을 식별해내는 능력도 부족하니 말이다. 하지만, 제천시 제1경인 의림지 근처에 위치한 '낭만 짜장'까지 어찌어찌해서 갔다면, 게임 오버! 그곳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꾸 입으로 들어가는 '마약 짜장면'과 쫀득한 '탕수육'이 대기하고 있으니, 인상 쓰고 들어갔다가 웃으며 나올 가능성이 101%다.

'추억을 요리하는 중국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낭만짜장'은 지난 2010년 서울 노원구에서 맛집으로 소문났던 '낭만짜장면'이 원조다. 지난 4년간 서울깍쟁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재덕(36) 대표는 올 초 맛에 대한 자신감 하나로 아내의 고향인 제천으로 내려왔다. 오픈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 주말 손님만 300~400명에 이른다.

낭만 짜장의 메인 요리는 '입에 착 달라붙는' 면발과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인 '짜장면'(5천원)이다. 면은 밀가루 중력분을 사누끼 우동 방식으로 반죽한 뒤 여러 번 치대서 반나절가량 숙성한 뒤 뽑아내고, 최 대표가 직접 개발한 소스로 맛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한번 먹기 시작하면 금세 한 그릇을 뚝딱 비우기 십상이다.

짜장면으로 달달해진 속은, 입안이 얼얼한 '불찹쌀탕수육'(소 1만6천원)과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최고급 등심과 찹쌀 반죽을 사용해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기본 베이스로 놓고 양파, 목이버섯, 비타민, 당근, 호박, 배춧잎 등을 넣어 매콤 달콤하게 조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무리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해도, 빈속에 3, 4점을 넣지 않는 것이 좋겠다. 입안을 가득 메우는 얼얼한 맛 때문에 달달한 '사이다'로 배를 채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운맛이 싫다면 낭만짜장의 메인 얼굴인 '마늘 찹쌀 탕수육'이나 방송에 한 번 소개된 '크림찹쌀탕수육'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달콤한 맛이 입안 전체를 가득 채워 마지막 한 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48길 2-41(043-643-4626)

차림표: 낭만 짬뽕 6천원, 낭만 샐러드 5천원, 마늘찹쌀탕수육 1만5천원(소), 크림찹쌀탕수육 1만7천원(소), 양장피 2만5천원. 원세연 대전일보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