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내 가정위탁아동 4명에 매월 3만원씩 후원

경술회 회원들이 지난 4월 1971년생 동기모임
경술회 회원들이 지난 4월 1971년생 동기모임 '돈우회'와 가진 친선 체육대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술회 제공

섬을 떠난 고향 동기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하나둘 모여들면서, 20여 년 전 이들은 동기회를 꾸렸다. 한 달에 한 번 조촐한 술자리를 통해 서로 얼굴 마주할 수 있으면 그뿐이었다. 마흔에 접어들 무렵 회원들은 지역을 위한 의미 있는 일에 대해 고민했고, 기부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수년 동안 어려운 환경에 놓인 고향 아이들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울릉도 출신 1970년생 모임 '경술회' 이야기다.

경술회의 이 같은 활동이 최근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경술회는 2011년 초 후원을 시작했다. 지역에 보탬이 될만한 일을 찾던 중 군청 주민생활지원과를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경술회 회장이던 김성엽 울릉군청 감사계장의 역할도 컸다. 김 계장은 "회원 간 친목을 다지고 경조사를 챙기는 것 외에 작지만 의미 있는 뭔가를 해보자는 게 당시 회원들의 분위기였다"며 "이웃돕기 성금처럼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닌 꾸준히 이어갈 수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주민생활지원과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디딤씨앗통장 사업을 추천했다. 디딤씨앗통장은 보육원 아동이나 가정위탁 아이들이 만 18세가 됐을 때 학자금'주거비'창업자금 등으로 쓸 목돈 마련을 목표로 2007년 시작됐다. 아이가 통장을 개설해 매월 일정금액을 입금하면 정부가 3만원 이내의 같은 금액을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대부분 아이들을 위해 후원자가 대신 돈을 낸다.

울릉도엔 가정위탁 아이들이 모두 4명이다. 경술회는 만 5년 동안 이들에게 매월 3만원씩을 후원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정부지원금을 합해 각각 360만원을 아이들의 통장에 채웠다. 10년 동안 적립한다고 가정하면 720만원 수준이다.

울릉군 내에서 디딤씨앗통장을 통한 가정위탁 아동 후원은 경술회가 유일하다. 박명환 회장은 이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박 회장은 "생각에 따라 적립 금액의 가치가 다르겠지만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들였을 때 무언가를 하기엔 다소 부족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며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이들에 대한 후원이 지역사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지의 농어촌과 달리 30, 40대가 많은 편인 울릉군엔 각 기수별로 동기회가 잘 조직돼 있고 활동도 활발하다. 경술회 회원은 35명, 이 가운데 10명은 울릉군청 공무원이다.

※2014년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아동도 디딤씨앗통장 대상자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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