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기곡 '백세인생' 패러디글 여의도 정가에서 화제로 등장

"내년 2월 공심위(공천심사위원회)에서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은 초선이라 못 간다고 전해라~."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15일 시작된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서 최근 인기몰이하는 노래 '백세인생'을 패러디한 글이 화제다. 이 글은 대구경북(TK) '물갈이설' 한복판에 선 대구 의원들의 현실을 빗대 공천에 개입하려는 청와대를 풍자하고 있다.

SNS를 떠도는 글 제목은 '정치인생'. 카카오톡 이모티콘까지 출시될 정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개사했다.

'친유승민이라 친박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 전해라~' '배신했다고 청와대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올해 백봉신사상 받았다고 전해라~'는 가사에는 대구경북의 정치적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번째 문장에는 청와대와 각을 세운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물갈이 대상에 오르내리는 대구 초선의원의 입장이, 두 번째는 유 전 원내대표가 직을 내려놓고도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받았던 정치부 기자가 뽑은 '신사의원' 대상을 받았음을 나타낸다.

'대구 초선 여론몰이로 날 데리러 오거든 말하는 니놈이 물갈이 대상이라 전해라'는 문장도 마찬가지. 김영삼 전 대통령 상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TK 물갈이를 주장하는 친박계에 "물갈이 물갈이하는 사람들이 물갈이된다"고 일침을 가한 것을 인용했다. '선친 상가 문상 않고 날 또 데리러 오거든 화는 나지만 참고 있다고 전해라'는 부분은 박 대통령이 유 전 원내대표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상가에 조화를 보내지 않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내년 공천 심사를 앞둔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고민은 깊기만 하다. 박심(朴心)을 업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낮추는 것이 취지인 '결선투표제' 도입 여부에 따라 현역의 마음은 더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당내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 방식으로 TK에 공천을 하면 노골적인 전략공천 외에는 물갈이하기가 어려워 친박쪽에서 결선투표제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백세인생 패러디글의 핵심은 입맛에 안 맞으면 TK 현역을 다 갈아치우려고 하는 청와대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치인생(백세인생 패러디)

내년 2월 공심위에서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은 초선이라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 세에 공심위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지역구 현안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친유승민이라 친박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고 전해라

배신했다고 청와대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올해 백봉신사상 받았다고 전해라

대구 초선 여론몰이로 날 데리러 오거든

말하는 니놈이 물갈이 대상이라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공천이요

추풍령 고개 넘어 총선 간다

내 지역구 사람 보내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출마한다고 전해라

선친 상가 문상 않고 날 또 데리러 오거든

화는 나지만 참고 있다고 전해라

이재만 이어서 정종섭이 또 데리러 오거든

4선 당선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TK를 홍어로 보고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과반수 얻고 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고모령아

우리 모두 공천받아 고향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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