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육관 건립 500억원 빼 골프장에 200억원 투자

대안사업비 지원으로 수영장과 실내체육관 등이 들어서는 울진읍 국민체육센터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울진군 제공
대안사업비 지원으로 수영장과 실내체육관 등이 들어서는 울진읍 국민체육센터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울진군 제공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의 조감도. 울진군 제공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의 조감도. 울진군 제공

울진군은 한수원의 8개 대안사업비 2천800억원 지원으로 내년부터 획기적인 지역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울진 지방상수도 확충과 울진군의료원 확장 및 장비현대화, 북면 장기개발계획 시행, 울진군 장학재단기금 확충 등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의 경우 당초 계획을 변경해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업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당초 8개 대안사업에 포함됐던 울진종합체육관 건립(사업비 500억원)을 취소하고 원남골프장 건설(200억원) 등으로 투자 계획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골프장 투자를 놓고 지역 인사들이 격렬하게 반발해 제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원전과 인접한 죽변면이 8개 대안사업 개발지구로 포함되지 않은 점도 울진군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주요 대안사업

울진군 근남면과 매화면 일대 지방상수도 확장사업으로 51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기간은 2018년까지이고, 사업비는 정수장 건립비로 245억원, 송'배수관로 건립비 166억원, 기타 건설 비용 등이다. 환경부로부터 수도사업 변경 인가와 설계 경제성 검토를 받았고, 시공업체 선정을 거쳐 내년 1월 중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군은 상수도 확장공급을 위한 정수장과 송'배수관로 건설로 지역에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하고,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울진군의료원 현대화사업에는 내년부터 2년간에 걸쳐 5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울진군의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은 230억원이 편성돼 있다. 의료시설장비 현대화 비용으로 165억원, 우수 의료진 확보 비용 50억원, 의료원시설 확충비로 15억원 등이다. 다만 2017년분 사업비 280억원의 사업 계획은 앞으로의 과제라는 입장을 밝혀 의료원 현대화사업에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예산이 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진군의료원은 지역사회에서 신뢰받는 지역거점병원 역할 수행과 우수 의료진 확보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사업 효과로 꼽고 있다.

한울원전이 있는 북면의 장기개발계획 사업비로는 460억원이 편성됐다. 260억원이 소요되는 북면 부구리 흥부생활체육공원 조성사업은 축구장과 풋살장, 실내체육관 등을 2018년까지 건립하게 된다. 나머지 사업비 200억원 투입 계획을 밝힌 부구리 일대의 북면도시계획도로(폭 8~15m, 길이 815m) 개설사업 예산은 60억원만 편성돼 있다. 군은 140억원을 가용재원으로 남겨둬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490억원이 투입되는 울진 근남면 수산리 일원의 왕피천대교 건설공사는 폭 16m, 길이 380~560m 규모이다. 내년에 건설사업계획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시공업체를 선정해 내년 말 공사에 착공, 201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왕피천을 횡단하는 대교를 건설해 울진의 관광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게 울진군의 개발 복안이다.

300억원의 울진군장학재단 기금 출연은 울진군이 확정한 '8개 대안사업' 중 지역민들부터 가장 박수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지역인재육성을 위해 군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재경학사관 건립비로 투입하려는 군의 계획에 학부모들이 환영하고 있다. 다만 학부모들은 자녀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2017년의 재경학사관 개관 계획을 내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주문하고 있다.

◆졸속 대안사업

군이 당초 확정한 대안사업비 500억원 소요의 울진종합체육관 건립건을 변경하는 바람에 다른 대안사업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군은 종합체육관 건립 대신에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울진읍 국민체육센터 건립비(사업비 230억원)에 100억원을 지원하고 울진스포츠센터(209억원)에 대안사업비 1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체육시설 사업 항목에 예비비로 무려 100억원을 편성한 대목은 군이 즉흥적으로 예산편성을 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더구나 군이 원남골프장 건설과 직영을 명분으로 대안사업비로 200억원을 편성해 지역 인사들로부터 '정신 나간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부 계획이 변경되면서 8개 대안사업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원전 인근의 죽변 주민들이 대안사업 변경을 또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죽변면 출신인 김창오 군의원은 죽변면 종합실내체육관과 노인복지관, 죽변중'고 교직원 사택 건립비 명목으로 내년도 대안사업비 예산편성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내년도 대안사업 예산에 칼질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군은 김 군의원이 주장하는 죽변의 대안사업비 요구액은 줄잡아 150억원으로 추정하지만, 이를 수용할 경우 이미 편성된 다른 대안사업비 손질이 불가피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울진군이 그동안 대안사업비를 8대 대안사업에 국한해 일관되게 사용하겠다고 강조해 놓고는 스스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바람에 주민 민원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