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숨 쉴때 입 벌리고 잘때 코골이…아데노이드 비대증

편도는 입과 코를 통해 들어오는 외부 세균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편도는 위치에 따라 목편도와 코편도, 혀편도, 기관편도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코편도를 아데노이드라 부른다. 아데노이드는 4~10세 정도에 활발하게 자라고, 그 후 서서히 크기가 작아진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콧속 깊숙이 있는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증상을 말한다. 부풀어 오른 아데노이드가 코를 막기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고 코골이를 하는 등 불편을 겪게 된다. 코골이가 만성이 되고 입으로 숨을 쉬는 게 습관이 되면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아이들 건강에 악영향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는 아이는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코를 골게 된다. 코를 골면 숨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자면서도 긴장하게 되고, 숙면을 방해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키 성장에 지장을 받는다. 또 뇌의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 쉽고, 호흡 장애로 인해 주의력이 산만해져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입으로 숨을 쉬는 탓에 치아의 부정교합을 불러와 턱이 뒤로 쳐지고, 얼굴이 상하로 길쭉한 '아데노이드 얼굴형'으로 변하기도 한다. 중이염이나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도 된다.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면 학습 및 행동장애와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 잠을 자는 동안 숨을 멈췄다가 한꺼번에 몰아쉬기 때문에 산소가 제대로 심장에 공급되지 못해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통증이나 뚜렷한 증상이 없다. 따라서 아이가 잘 때 지속적으로 코를 골거나 자고 일어나 목이 아프다고 말하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고 있다면 눈여겨 봐야 한다. 아이가 코를 곤다면 코골이가 가장 심해지는 새벽 3, 4시에 상태를 지켜보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크기가 작아지고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증세가 약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도 가능하다. 그러나 크기가 크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자연 치유보다는 수술을 통해 비대해진 아데노이드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보통 5, 6세 이후에 수술을 권하고, 심하면 생후 24개월 이상부터 수술할 수 있다.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 후에 구강을 통해 아데노이드를 칼이나 전기 소작기를 넣어 조직을 제거한다. 대부분 입원 치료를 해야 하고, 수술로 증세가 개선되지만 비염이나 축농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수술 후 1~2주간에는 건더기가 없는 차가운 유동식과 아이스크림을 제한적으로 먹고, 1주일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해열진통제를 복용한다. 7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수술 후 통증으로 인해 음식을 먹기 어려워 탈수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편도 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미세 절삭 흡입기를 이용하는 'PITA' 수술법도 각광받고 있다. 이 수술법은 편도 피막을 보존해 생리적인 보호막 역할을 하도록 하고, 통증의 주요 원인인 편도 주변 근육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특징이다. 통증이 적고 지연성 출혈의 빈도가 낮으며 회복이 빠른 게 특징이다. 수술 후 3일이면 대부분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고, 수술 부위의 붓기도 적어 수면무호흡증 치료 효과도 빨리 나타난다. 도움말 최윤석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