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닷없는 이브의 달거리…비정상 자궁출혈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비정상 자궁출혈은 대부분 기능성 자궁출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단한 진료와 호르몬 복용 등 약물치료만으로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파티마병원 제공

생리와 다르게 나타나는 모든 질 출혈을 말한다. 자궁출혈의 빈도나 양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거나 월경 주기 사이에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여성 질환으로 대하증과 골반통과 더불어 여성들이 병원을 찾는 3대 증상으로 꼽힌다. 골반 내 종양이나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경부암 등 자궁에 질병이 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급격한 체중 변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21~35일 벗어나면 비정상 범위

월경은 가임기 여성의 자궁내막이 저절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자궁내막은 주기적으로 증식하며 배아의 착상을 준비하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저절로 떨어진다.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 기능성 자궁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월경 간격은 평균 28일이다. 21~35일 사이에 월경 간격이 이어진다면 정상 범주에 속한다. 여성 중 80~90%는 24~35일 간격으로 30~50㎖ 정도 출혈을 하고, 기간은 보통 7일을 넘지 않는다. 초경이 시작된 후 5~7년은 월경 간격이 길다가 점차 짧아지면서 규칙적인 월경을 하게 된다. 그러나 월경이 1주일 이상 계속되거나 월경 주기가 21일보다 자주 오는 경우, 월경량이 80㎖ 이상일 때는 자궁출혈로 본다.

비정상 자궁출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정상적인 배란 주기에 배란이 되지 않는 경우 한동안 무월경 상태가 되거나, 자궁내막이 과도하게 두꺼워져서 생리량이 많이 늘고, 불규칙적인 출혈을 일으킨다.

◆대부분 별다른 질환 없는 기능성 출혈

불규칙한 월경은 주기에 따라 희발 월경과 빈발 월경으로 구분된다. 희발 월경은 생리 주기가 35일을 넘는 경우를 말한다. 희발 월경 중에서도 배란과 함께 나타나는 배란성 월경은 임신이나 분만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배란이 없이 월경을 하는 무배란성 월경은 월경 주기가 늦어지고, 생리량도 줄어 갱년기 전에 조기 폐경이 될 수 있다. 생리 주기가 21일 이내로 짧은 빈발 월경은 심한 경우 월경을 한 달에 2, 3번씩 하거나 생리양도 많아진다. 출혈 기간이 길어지면서 빈혈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비정상 자궁출혈의 원인은 크게 기능적 원인과 기질적 원인으로 구분된다. 환자 중 대부분은 자궁이나 생식기에 별다른 질환 없이 자궁내막에서 출혈하는 기능성 자궁출혈이다. 주로 배란이 되지 않으면서 난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무배란으로 인해 황체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은 증식을 거듭하면서 두꺼워지고, 부분적으로 떨어지면서 불규칙적인 자궁출혈을 일으킨다. 이때 난포 호르몬의 농도가 낮으면 출혈기간이 길어지고, 높으면 무월경 후에 많은 양의 자궁출혈이 급격히 일어난다.

생식기 염증과 종양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생식기 질환은 자궁경부염과 자궁경부미란, 위축성 질염, 이물질, 자궁내막염 등이 원인이다. 생식기 종양으로는 자궁근종과 자궁경부용종, 자궁내막용종, 난소 종양 등의 양성종양과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질암, 융모상피암, 난소암 등의 악성 종양이 출혈을 유발한다. 자궁 내 피임장치나 혈액응고 이상, 음부외상 등도 출혈의 원인이 된다.

◆비정상 자궁출혈의 치료

비정상 자궁출혈은 대부분 기능성 자궁출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단한 진료와 호르몬 복용 등 약물치료만으로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주로 소염제와 항섬유소 용해제, 호르몬제, 배란유도 등이 이뤄진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자궁출혈량을 30~50%가량 줄일 수 있고, 항섬유소 용해제도 출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갑자기 출혈량이 많아지면 경구 피임약 등을 고용량으로 투여해 출혈을 조절할 수 있다. 출혈량이 많지 않은 경우에도 경구 피임제를 주기적으로 먹으면 월경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약물치료에 실패했거나 약물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불안정한 자궁내막을 제거하여 빠른 지혈을 유도하고,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등의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자궁내막 소파술을 먼저 시행할 수 있다. 자궁내막 소파술은 출혈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자궁내막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최근에는 자궁경을 이용한 점막하 근종의 제거나 자궁내막 용종 절제술, 자궁내막 박리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박내윤 대구파티마병원 여성건강센터 과장은 "비정상 자궁출혈은 대부분 약물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자궁출혈이 심할 경우 빈혈로 인해 수액이나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가임기 여성은 자궁내막 용종이나 자궁근종을 먼저 의심하고, 자궁내시경 등을 이용하면 조기에 진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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