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치가 맛있어야 할 텐데 날이 따뜻해 걱정이네요. 아이고, 허리 아파라. 하하하."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15일 글러브 대신 붉은 고무장갑을 끼고 어려운 형편의 이웃들을 위한 김장 봉사 활동에 나섰다. 서툰 손짓에 이곳저곳에는 고춧가루가 묻었지만 얼굴에서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선수들은 앞서 지난 9일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대구 '쪽방' 주민들에게 연탄 등 생필품을 전하며 훈훈한 온기를 나눈 바 있다.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던 구자욱은 이날도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 아주머니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워낙 큰 키 탓에 구부려 일하는 자세가 꽤 불편해 보였지만 쏟아지는 사진 촬영 요청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어렸을 때 할머니를 도와 김장을 해봤다는 그는 "알아봐 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이 1년 새 훨씬 는 것 같아 기쁘다"며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성원에 꼭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선수단이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모여 정성으로 담근 김치는 모두 210상자. 선수들은 이날 오후 직접 대구아동복지센터, 성가양로원, 고성동 주민센터 등을 찾아 김치를 전달했다. 특히 대구아동복지센터에는 올해 대구시민야구장 '해태제과 홈런볼 홈런존'에 떨어진 홈런(3개)에 해당하는 상품과 150만원 상당의 과자를 해태제과와 함께 기증했다.
평소 꾸준한 선행을 펼치는 류중일 감독은 "봉사는 나 자신이 더 기분 좋아지는 일"이라며 "선수들이 김장 봉사를 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구단에도 알리지 않은 채 청소년선도위원회에 장학금 2천만원을 쾌척한 류 감독은 내년 1월 11일 시무식에서는 충주 성심학교에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청각장애 선수들로 구성된 이 학교 야구부를 주인공으로 한 TV 다큐멘터리에 감명받아 2011년부터 매년 후원해오고 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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