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분위기 양극화…대리기사 "수성구 콜수 줄어"

대리운전기사 이모(55) 씨는 최근 연말 '대목'을 맞았지만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성구만 돌아도 손님이 대기할 정도였지만 올해는 수성구 일대에서 콜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할 수 없이 활동 무대를 중구 대봉동이나 서구 내당동 광장코아로 옮겼다. 이 씨는 "불경기는 불경기인 모양이다. 보통 이맘때 직장인들이 수성구 일대로 송년회를 잡아 대리 콜수가 쏟아졌는데 올해는 다르다"고 말했다.

불경기 영향으로 연말 송년회 분위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중년층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들은 썰렁하지만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곳은 북적이고 있다.

15일 오후 9시 수성못 일대 거리는 한산했다. 몇몇 카페에 젊은 손님들이 자리 잡은 것 외에는 대부분 술집이나 음식점 등에는 빈자리가 즐비했다. 수성못 인근 한 생맥주전문점에 들어서자 70석 규모의 가게 안에는 단체 손님 한 팀과 종업원 3명이 전부였다. 종업원은 "작년에는 11월 말부터 손님 예약을 받느라 바빴는데 올해는 정말 한산하다"고 털어놨다. 한 해산물 음식점 사장도 "특정 몇몇 가게만 장사가 되는 편이다. 평소 송년회 단골 장소로 꼽히던 수성못과 황금동, 상동 등에 있는 많은 식당이 비슷한 처지다"고 말했다.

반면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지역은 확연히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게 주인들은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16일 오후 동성로에 일명 '2030 골목'이라 불리는 맛집 골목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고깃집은 대기자가 5팀이 넘었고 대기 시간도 30분 이상이었다. 대학생 유정아(23) 씨는 "친구끼리 연말 송년회를 위해 왔다"며 "유명한 곳이라 예약도 안 돼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는데 어딜 가나 상황이 비슷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이나 서점도 쇼핑객으로 붐볐다. 한 잡화점 직원은 "지난 주말부터 손님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주로 크리스마스카드나 다이어리를 사간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이 사이에 뜨는 중구 대봉동 역시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났다. 직장인 주모(32) 씨는 "대봉동에는 작은 규모의 술집이 많아 간단하게 송년회를 즐기기에 좋다"며 "예전같이 3차에다 노래방까지 이어지던 송년회와는 다른 송년회를 즐길 수 있어 대봉동을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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