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무시하는 홍문종'윤상현의 오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강한 대구경북과 강남에 우선 추천지역을 적용해 정치 신인이 정치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윤상현 의원은 "지난번 총선 때도 TK에서 60%가량 물갈이를 해서 전체 의석이 과반수를 넘을 수 있었다. TK에서 물갈이를 해서 필승 공천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둘은 수도권이 지역구인 친박근혜계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많은 '설'이 떠도는 가운데 당 중진도 아니고 초선을 겨우 벗어난 두 의원이 공개적으로 대구경북을 지목해 함부로 떠드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의 확고부동한 지지율을 앞세워 대구경북에는 누구를 내세워도 당선을 자신한다는 오만함이다. 실제로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은 개혁을 이유로 대구경북 26개 지역구 가운데 10곳에 정치 신인을 공천했다. 특히 대구는 12곳 가운데 7곳이 새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모두 넉넉하게 당선했다. 누가 뭐라고 떠들면서 오만을 부려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총선에 청와대와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거나 예정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직 총선 규칙조차 정하지 않았는데도 '전략 공천' 운운하며 바람을 잡는 것은 지역구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또한 유권자인 대구경북 시도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당정치가 근간인 나라에서 당이 어떻게 공천하든 유권자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표로 당과 후보를 심판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 대구경북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2000년 16대 이후 4차례의 선거 당선자가 현재 새누리당 일색이었다. 친박연대나 무소속 당선자가 10여 명 있었지만,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입당했다. 어찌 됐든 총선에서 대구경북은 새누리당 잔치판이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지지는 후보나 당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더 컸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한편으로는 여당 지지 일색에 대한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성도 적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당에 대한 지지로 착각하고 제멋대로 공천해도 된다는 오만을 부리는 행동은 대구경북 유권자는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 차원에서 대통령을 호가호위해 떠드는 것을 확실하게 단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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