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태용 "조희팔 165억 횡령, 난 5억만"

대질심문서 다단계 사기만 인정…핵심 범죄 모두 조씨에 떠넘기기

조희팔 사기 사건의 핵심 주범으로 구속된 강태용이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 김영진 기자 kyjimaeil@msnet.co.kr
조희팔 사기 사건의 핵심 주범으로 구속된 강태용이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는 모습. 김영진 기자 kyjimaeil@msnet.co.kr

검찰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이 강 씨가 중국에서 송환돼 자정까지 조사를 받은 16일 이후 구치소에 수감 중인 구속 기소된 관련자와 강 씨에 대해 대질심문을 벌이고 있지만 핵심 범죄에 대해서는 조희팔에게 모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강 씨가 송환되면 2조5천억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 행각의 실체와 은닉된 범죄 수익금, 배후세력 등에 대해 속시원히 밝혀질 것이란 기대가 서서히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검찰은 17일부터 대구구치소의 다단계 사기 관련자 24명 중 일부에 대해 대질심문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씨가 현재까지 혐의를 인정하는 부분은 다단계 사기 행각뿐이다. 다단계 사기 행각은 앞서 구속 기소된 관련자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죄목이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조희팔에게 떠넘기고 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적시된 165억원의 횡령금액에 대해서도 5억원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조 씨가 모두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1억원을 준 혐의로 강 씨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경찰관 A(40) 씨의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살아 있는 강 씨가 송환 당시 죽었다고 밝힌 조 씨에게 모든 것을 미루는 형국"이라며 "검찰이 죽은 조 씨와 진실 공방을 해야할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구구치소는 대질심문에 대비해 관련 구속 기소자들에 대해 엄격한 관리에 나섰다. 이들이 구치소 내에서 생활하는 도중 서로 만나 입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교적 자유롭던 가족 면회도 강 씨 송환 이후 더 엄격해졌다. 면회 도중 대화 내용을 녹음과 녹취만 해 필담(筆談)은 막지 않았지만 강 씨의 송환 이후 교도관 입회 하에 면회를 하도록 하고 있다. 구치소 내부 얘기가 바깥으로 나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한 구속 기소자 관계자는 "강 씨 송환 이후 상황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었지만 교도관이 옆에 있어서 아무런 말도 못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