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도 힘들지만 빠져나오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지난 주말(19, 20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 달구벌대로와 주변 이면도로. 정오를 넘어서면서부터 현대백화점을 찾는 차량이 몰려들면서 주변 전체가 밤까지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백화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달구벌대로 2, 3개 차로를 점령한 채 반월당네거리까지 줄지어 서 있었고, 약전골목 등 이면도로는 백화점 진출입 차량과 불법 주정차 차량이 뒤엉켜 극도의 '혼잡'이 이어졌다. 종로 방면에서 이면도로를 빠져나가던 한 운전자는 "주말인 것을 깜빡하고 이 길로 들어왔다가 30분 가까이 꼼짝없이 갇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구시와 현대백화점이 주말마다 반복되는 현대백화점 앞 달구벌대로 정체 해소를 위해 지난 5월 긴급 대책안을 내놓았지만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오후 5시 중부경찰서에서 동아쇼핑까지 이어지는 종로골목. 500여m의 골목에는 차량 수십 대가 거북이걸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걸어서도 5분이면 충분한 이 골목을 차량으로 빠져나오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골목 중간 샛길에서 들어오는 차량에 끼어들 틈을 내주지 않기 위해 차들이 앞차와의 거리를 바짝 좁히고, 끼어드는 차량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댔다. 종로골목과 교차되는 약전골목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달구벌대로로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힘들게 불법 주'정차 차량 틈새로 빠져나가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운전자 정상규(54'달서구 진천동) 씨는 "말 그대로 교통지옥"이라며 "뻔히 차가 많이 막히는 걸 알면서도 길 양쪽에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양방향에서 오는 차들이 기다리느라 정체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오후 8시쯤이 되자 백화점과 골목에서 빠져나오는 차량과 달구벌대로 앞에서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들, 정류장의 버스까지 뒤엉켜 행인들이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됐다. 백화점 측에서 고용한 차량 안내인들이 퇴근해 버리자 오후 9시가 넘어서도 교통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인근 상인들은 "대구시가 주말 현대백화점 교통 소통 대책을 시행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다"며 "설과 신학기가 있는 내년 2, 3월까지 주말마다 이 같은 혼잡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혀를 찼다.
대구시 대책안이 '약발'이 없는 이유는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한 데다 그마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대책안에 포함된 대체 주차장은 세일 기간에만 운영되고 있었고 교통요원 추가 배치는 일부 시간대에만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차료 인상을 통한 백화점 이용 차량 억제는 요금 인상 외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교통전문가들은 "현대백화점 인근 도로의 상습 지'정체 현상은 백화점 진출입로가 한 곳으로만 쏠려 있는 것이 큰 원인"이라며 "차량 흐름 분산을 위해 이면도로 교통 체계 변화와 함께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된 중앙로까지 포함한 교통 개선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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