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로 속이 편한 날이 드물다. 과음으로 인한 가장 큰 괴로움은 '숙취'다. 술을 마신 후 한두 시간 후부터 길게는 다음 날까지 얼굴이 붉어지고 구역질이나 구토, 두통, 어지러움, 무기력 등의 지독한 숙취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숙취 해소 음료를 찾지만 실제로 숙취 해소 효과가 있느냐는 데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술을 깨는 데 가장 좋은 것은 오직 '물'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음주 후 숙취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평소 술을 마신다고 밝힌 직장인 1천858명을 대상으로 음주문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신 다음 날 숙취를 느꼈다는 응답이 80%나 됐다. 숙취가 '한나절'(66.1%) 정도 지속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하루' 정도 이어진다는 응답도 10명 중 3명이나 됐다.
술은 물과 에탄올이 주성분이다. 술은 10~20%가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다. 간으로 들어간 알코올은 간이 만든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독성이 없는 아세트산으로 바뀐 뒤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된다.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몸 이곳저곳에 해를 끼치며 숙취를 만든다. 과음이 지속되면 일시적으로는 주량이 늘지만 간이 알코올 분해효소를 만드는 능력에 제동이 걸리면서 술이 더 취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숙취 해소 음료는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헛개나무열매 추출물이나 아스파라긴산, 미배아대두 발효액, 강황 등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 확인된 제품은 없다. 효과가 있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숙취 해소 음료가 단순한 음료에 머물고, 기능성식품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똑같은 숙취 해소 음료를 마시고도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술의 종류나 음주 후 숙면 시간, 탈수 정도, 안주, 흡연 여부 등 너무 많은 요인이 숙취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정량 이상의 음주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가장 효과적인 숙취 해소 음료는 바로 물이다. 술을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시면 술에 덜 취하고 배출 효과도 좋아진다. 간에서 알코올 분해도 쉬워진다. 술 종류와 상관없이 최소한 1대 1 비율로 마시고 독한 술이면 물을 더 많이 마신다.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한꺼번에 흡수되지 않아 간 부담도 줄어든다. 또 술을 마시기 1시간 전에 부드러운 음식을 미리 먹어두고, 우유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당분을 섭취하는 것도 알코올 흡수를 줄인다.
윤창호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숙취 해소 음료를 먹는다고 숙취가 사라지진 않는다"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음 후에는 위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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