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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어디로 이전할까…9조3천억 생산 유발·63만 명 고용 효과

K-2 이전 건의서 수정안이 국방부에 제출되면서 조만간 사업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여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K-2 비행장 전경. 매일신문 DB
K-2 이전 건의서 수정안이 국방부에 제출되면서 조만간 사업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여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K-2 비행장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지난달 K-2 이전 건의서 수정안을 국방부에 제출, K-2 이전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전 후보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K-2 이전 건의서를 제출한 뒤 1년 넘게 공군 및 국방부와 진행해 온 사업 규모 및 사업비 등과 관련된 협의를 모두 마무리하고, 이들 내용을 반영한 이전 건의서 수정안을 지난달 23일 국방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시와 국방부의 2, 3차례 자문회의와 국방부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치면 조만간 K-2 이전 사업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전 후보지 논의가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K-2 이전 최대 난제, 이전 후보지 선정

K-2 이전 사업이 확정되면 직면하게 될 최대 과제는 바로 이전 후보지 선정이다. 이전 사업 추진에 따른 많은 어려움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작업이 바로 이전 후보지를 구하는 일이다. 이에 시와 국방부는 이전 사업 여부가 결정되면 내년부터 곧바로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후보지는 공모를 통해 선정하게 돼 있어 공군의 예비 후보지 물색, 국방부의 결정, 예비 후보지 유치 신청, 심의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먼저 공군이 기상 및 지형 조건, 접근성, 작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수의 예비 후보지를 물색, 국방부에 보고하면 국방부가 공군에서 제시한 예비 후보지를 검토, 확정해 공고하게 된다. 이후 예비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이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유치 신청을 하면 선정 심의를 거쳐 이전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만약 예비 후보지 중 유치 신청을 하는 곳이 없을 경우엔 K-2 이전은 난망해진다. 이 때문에 대구 입장에서도 K-2 이전지 후보지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고, 유치 의사가 있는 자치단체 역시 유치에 따른 득실과 혜택을 꼼꼼히, 신중하게 따져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공군 주둔, 무조건 불편'피해?

군공항이 있는 지역의 경우 전투기 소음과 고도제한 등 개발 제한 등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똑같은 군공항이지만 어느 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 얻을 수 있는 득실은 다르다. 대도시 경우 도시 팽창에 따른 개발 제한과 인접한 주거 지역의 소음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군공항의 주둔 효과 보다는 떠났을 때의 혜택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지역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인구를 더 늘릴 필요가 있거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절실한 곳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땅도 넓고 군공항(가정) 인근에 주거밀집지역이 없다면 소음이나 개발제한에 따른 불편이나 피해보다 그 도시의 발전'성장에 도움되는 사회'경제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관련 전문가들은 당장 인구만 하더라도 K-2가 이전할 경우 이전지의 인구가 1만여'명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인구가 줄어들고 있거나 더 늘릴 필요가 있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2 유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 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 공항 이전지의 파급 효과

군 공항이 들어서면 소음 등 불편하거나 피해를 보는 부분도 적잖지만 생산'부가가치'고용유발 효과를 비롯한 소비 및 세수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만만찮다.

▷이전 개발사업에 따른 각종 유발 효과

K-2 이전지의 경우 이전 사업에 따른 각종 유발 효과가 상당하다. K-2 종전 부지의 경우 총 생산유발액이 사업 기간 5년간 1조1천330억원(연간 약 2천266억원)이지만, 이전 부지 경우 이전 사업에 따른 총 생산유발액이 6년 동안 무려 9조3천669억원에 이른다. 이는 연간 1조5천612억원 정도로 종전 부지 사업의 총 생산유발액보다 많다.

이뿐 아니라 이전 사업에 따른 부가가치유발 효과도 이전지의 경우 6년간 3조399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6년간 63만7천465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주둔 경제 효과

군이 주둔하면 소비, 납세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부대원의 소비와 부대의 각종 물품 구매, 나아가 부대 방문객과 면회객에 따른 소비까지 지역 내 생산과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공군군수사령부가 지난 2008년 대구 공군기지의 주둔 효과를 분석한 결과 경제적'재정적 효과가 연간 2천729억원에 달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7천95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구지역 공공부문 지역 총생산액 대비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 건의서 수정안 제출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이전지 선정이라는 더 큰 산이 남아 있는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그러나 최근엔 구릉지나 산쪽 등 주거지역보다 높은 곳에 군공항을 짓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군공항 입지의 단점이었던 고도제한이나 소음 등의 문제가 덜 심각해질 수 있어 다소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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