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년 청양(靑羊)의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뒤돌아보며 크고 작은 일들로 힘들고 무겁던 마음을 내려놓고 희망찬 새해를 맞기를 기원한다. 올 한 해 희로애락이 교차하지만 유난히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슬픔과 노여움이 많았던 것 같다. 사회적 갈등은 더 심화됐고, 청년들은 '헬조선'(Hell朝鮮)을 외쳤다. 이해 집단들은 법질서나 공익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이기주의를 우선시하며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다.
연말이 되면 언론에서 한 해의 주요 사건을 모아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올해 의료계 최대 뉴스는 온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일 것이다.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누적 격리자만 1만6천여 명, 감염자 186명에 달했다. 이 중 38명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종식된 상황이지만 체계화된 방역 체계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병행돼야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우리의 문병 문화와 응급실 이용 문화,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병원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각박하고 여유가 없어도 연말은 어렵고 힘든 우리 이웃을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기다. 최근 훈훈한 이웃사랑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의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딸의 출생과 함께 선언한 페이스북 지분 99%를 다음 세대를 위한 단체에 기부 약속을 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가 되어 자산을 물려주지 말고 기부하자는 캠페인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통 큰 기부가 아니라도 주위에 다양한 기부단체가 있다. 연말연시 익숙한 풍경 중 하나는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연말에 실시되는 자선모금운동으로 성금은 영세민 구호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원조, 각종 이재민 구호, 신체장애자 구호 등에 쓰인다.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 배가 좌초돼 1천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자 한 구세군 여사관이 쇠솥을 거리에 걸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문구로 기금을 모은 것이 시초다. 이후 전 세계로 퍼져 현재 100여 개국에서 매년 성탄절에 맞춰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병원 직원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모든 입원환자들에게 성탄의 의미를 담은 성가를 부르고 작은 선물을 전달하면서 쾌유를 비는 행사를 하고 있다.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어려운 이웃에 '희망'이 한 가지라도 전달됐으면 한다. 2016년 병신년 원숭이해에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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